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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고함 들린 후 두 차례 폭발…브뤼셀 공항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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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벨기에 공항·전철역 연쇄 테러

EU본부 옆 등 역 3곳서도 폭발
IS, 파리 테러범 압데슬람 체포에 나흘 만에 보복테러
브뤼셀 공항서 자동소총 발견

유럽 주요국, 긴급국가안보회의
올랑드 "모든 수단 동원 테러 응징"
유럽증시 하락 출발…엔화 강세



[ 이정선 / 박종서 / 임근호 기자 ]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22일 폭탄 테러가 발생한 곳은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이다. 벨기에 당국이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 살라 압데슬람을 체포한 지 4일 만이다. IS는 폭탄 테러 발생 7시간이 지나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혀 ‘보복 테러’에 나섰음을 암시했다.

말베이크역 일대는 ‘유러피언 쿼터(European quarter)’라고 불리는 곳으로 유럽연합(EU) 의회와 집행위원회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EU 심장부가 테러에 무방비로 뚫린 셈이어서 파리 테러 이후 또다시 국제사회에서 공포가 확산될 전망이다.


◆EU 본부 한복판에서 연쇄 폭발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두 차례의 커다란 폭발음이 울리고 연기가 피어올랐다. 브뤼셀 공항은 트위터를 통해 “두 차례 폭발. 빌딩은 전원 대피했음. 공항 근처로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긴급 전달했다.

폭발 직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수백명이 공포에 질려 도망쳐 나오고 피를 흘린 채 치료받는 등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해졌다. 폭발에 놀란 사람들이 공항 청사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오는 장면도 공개됐다. CNN은 “오전 8시께 호텔 건너편 공항 건물 쪽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다. 커튼을 열고 내다보니 사람들이 달아나고 20명가량의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나갔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벨기에 공영방송 VRT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하철역에서 20명, 브뤼셀 공항에서 14명 등 최소 34명에 이른다.

벨기에 정부는 공항 폭발 직후 테러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로 올렸다. 가디언은 브뤼셀 공항이 23일 오전 6시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폭발이 발생한 지하철을 비롯해 브뤼셀을 오가는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IS의 보복 테러

IS가 자신들의 테러라고 주장하기 전부터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을 예상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벨기에 벨가통신은 브뤼셀 공항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기 직전 “아랍어 외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VTR방송은 최소 1명이 자폭 테러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벨기에 공영방송 RTBF도 자벤템 공항에서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공개 했다.

가디언은 “이번 브뤼셀 테러는 유럽에 대한 IS의 위협이 작아질 순 있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상기시킨다”고 진단했다. IS가 유럽에서 상당한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테러조직을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공항,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폭발은 지난해 11월13일의 파리 테러에서처럼 도심의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 등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벨기에와 프랑스는 (테러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유럽이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도 출렁

브뤼셀의 폭발 직후 글로벌 경제도 출렁였다.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는 0.51% 내린 6153.00(한국시간 오후 9시40분)에 거래됐다.

벨기에의 BEL20 지수도 0.36% 떨어졌다. 유럽의 항공·여행 관련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나서면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시점에 0.5% 올랐다.

이정선/박종서/임근호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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