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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인공지능 시대, 그 담대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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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 이화여대 총장 president@ewha.ac.kr >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딥러닝이라는 기계학습의 원리가 규명된 것은 불과 4년 전인 2012년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에는 얼굴인식 능력에서 인간을 능가했고 2016년에는 바둑에서 인간을 뛰어넘었다. 이런 속도라면 인공지능은 10년 이내 직업 세계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될 것 같다. ‘알파고 쇼크’ 때문에 우리 사회가 더 늦기 전에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대학은 학문 연구와 교육이라는 본분을 지키면서 지능정보 사회로의 발전을 주도하는 미래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문제 해결형 인재가 아니라 복잡한 변화의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융복합형 창의 인재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기획하고 흥행시킨 구글의 혁신 인재들처럼 인공지능을 이용해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고 새로운 사업을 창출해내는 인재가 돼야 하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고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 특히 미래 산업에서 필수적인 지능정보기술은 개별 산업에 특화된 학습 구조를 갖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자발적인 실험과 인지 및 추론의 학습 노력이 필요하다.

이화여대는 융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인문-기술 등 융합교육을 강조한 교육과정을 개설했고, 올해 신산업융합대학도 신설했다. 신산업융합대학에서는 각각의 전공 영역에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과 같은 정보기술을 사용해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있으며, 전공 간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많은 노력과 자기혁신의 고통을 요구한다. 모든 변화의 과정이 그렇듯이 혁신을 둘러싼 구성원 간 갈등과 진통이 없지는 않았다.

급속한 기술 변화와 맞닥뜨린 시기에 대학총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대학 본연의 역할을 지키면서 변화에 따른 진통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결국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젊은이들이 보다 나은 꿈을 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담대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최경희 < 이화여대 총장 president@ewh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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