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
스마트워치와 전면전
티쏘·불가리·브라이틀링…날씨 예보에 길 안내까지
여성 소비자 잡아라
'큰손' 중국 남성 소비 급감…고가 여성용 신상품 늘려
[ 강영연 기자 ] 명품 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계회사들이 ‘정보기술(IT)’과 ‘여성’을 돌파구로 삼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 2016’에서는 스마트폰과 연결하거나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도입한 신상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시계 시장의 ‘비주류’였던 여성 소비자를 잡기 위한 신상품도 크게 늘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티쏘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스마트 터치’ 기술을 공개했다. 시계 앞면을 누르면 날씨 예보, 습도, 고도, 미세먼지 등을 분석해 알려준다. 목적지를 선택하면 가까운 길 등도 안내해준다. 티쏘는 이르면 내년부터 이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불가리,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파슬, 마이클코어스, 카시오, 닉슨 등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과 연결해 운동량 확인, 전화·문자 수신, 전자결제 등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쏟아냈다. 삼성전자도 명품 시계 브랜드 ‘드 그리소고노’와 손잡고 100개 넘는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기어S2 한정판을 선보였다.
전통 시계업체들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삼성, 애플 등의 스마트워치를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착하면서 업체들의 대응이 확 달라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810만개로 스위스 시계(790만개)를 넘어섰다. 또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와 값이 비슷한 200~500프랑(약 24만~60만원)대 시계 수출이 지난해 8.7% 감소하는 등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이코는 GPS·태양광 기술 기반의 ‘GPS 솔라 시스템’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시계는 빛에너지를 이용해 GPS 위성에 접속,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세계 어디서든 정확한 현지시간을 자동으로 인식해 맞춰준다.
세이코의 신작 ‘아스트론 GPS 솔라 월드타임’은 두께가 기존 제품보다 0.9㎜ 줄어든 12.4㎜로 GPS 시계 중 세계에서 가장 얇다. 핫토리 신지 세이코 회장은 “전통적인 시계 제조기술과 첨단 IT가 결합해 시계의 정확성과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명품 시계 업체들이 여성용 제품을 강화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브레게는 올해 바젤월드에서 공개한 신제품 9종 중 4종이 여성용이었다. 최고가 컬렉션 ‘트래디션 瓚?rsquo;에서도 최초의 여성용 제품을 선보였다. 론진도 신상품의 절반 이상을 여성용으로 채웠다. 김소연 론진 브랜드매니저는 “2014년까지는 판매 상위 5개 제품이 모두 남성용이었지만 지난해엔 3개가 여성용이었다”고 말했다.
명품 시계 업체들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중화권 매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정책에 이어 중국 경기까지 가라앉은 탓이다. 장 크리스토프 바뱅 불가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선물 목적으로 시계를 많이 사던 남성들의 수요가 꺾이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소비자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바젤=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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