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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셀트리온과 하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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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 분야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이 곧 대기업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셀트리온과 11개 계열사의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요건을 갖춘 것이다. 바이오·제약그룹으로는 첫번째 사례이자 벤처기업으로서도 처음이라고 한다. 창립 14년 만에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안팎으로 마땅히 축하받을 일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셀트리온 내부에선 기대 못지 않게 우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대기업 지정으로 감수해야 할 각종 불이익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어쩌다 한국의 법적 현실이 기업의 성장을 반갑게만 볼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고 말았나.

이유는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 때문이다.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순간 계열사 간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채무보증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쏟아진다. 눈에 보이는 명시적 규제만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에 걸쳐 35개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여차하면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고, 신규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할 처지에서 채무보증 규제도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만이 아니다. 지난해 팬오션(옛 STX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자산규모 5조원을 넘어선 하림그룹의 처지도 다를 게 없다. 다음달 1일 공정위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예정인 하림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때문에 당장 닭고기 부분육 판매 계열사인 올품의 내부거래비중부터 줄여야 한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대기업 규제가 줄기는커녕 경제민주화 규제까지 잔뜩 생겨난 탓이다.

셀트리온과 하림은 성장을 기뻐할 사이도 없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오히려 원망해야 할 처지다. 대기업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기업을 분할하거나 아예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까지 논란인 마당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만 해도 58가지 지원이 사라지고 16가지 규제가 더해진다. 기업더러 왜 투자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자가당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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