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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4조 '신화' 화승그룹…글로벌·내실경영 '두 날개'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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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업지도가 바뀐다


[ 부산=김태현 기자 ]
스포츠용품 생산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고무부품까지 생산하는 업체로 잘 알려진 화승그룹(회장 현승훈)은 지난해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올해부터 글로벌 경영과 내실 경영을 강화한다고 16일 발표했다. 화승그룹 계열사들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시도하고 신제품도 만들어 해외 시장을 본격 개척하기로 했다. 불안한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 경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화승그룹은 1953년 동양고무라는 상호로 창립해 신발산업에 주력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해 자동차부품, 소재, 신발(주문자상표부착생산), 종합무역, 정밀화학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관련 산업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승훈 회장의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집중을 통한 기술경영 덕택에 화승그룹이 변화하는 시장과 위기 속에서 지속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화승그룹은 현 회장이 선포했던 1차 비전을 통해 2010년 목표 매출 3조원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에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 4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비전 2020을 선포해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운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도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그룹 내 계열사들은 글로벌화와 사업 다각화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급변하는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미래가 보장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을 이끄는 주력 기업은 화승R&A를 비롯해 화승T&C 등 자동차부품 사업군의 계열사다. 이들은 창틀고무인 웨더스트립과 저압호스, 고압호스, 에어컨호스 등 고무 관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 GM, BMW,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승R&A는 자동차 부품 산업을 주축으로 항공 분야, 복합소재 등 미래 기술과 신사업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미 진출한 중국, 인도, 미국, 터키, 멕시코 등의 해외 법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재사업군의 화승소재는 중국, 인도 CMB 공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해외 영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제품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정밀화학 사업군에서 필름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일본 유럽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잘 알려진 신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업에서 화승비나(베트남 동나이)와 장천제화유한공사(중국 대련)는 연간 4000만족의 아디다스 ‘네오(NEO)’ 및 ‘리복’ 운동화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 제1의 신발 공장이라는 명성과 기술력을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다.

화승엑스윌도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컨베이어벨트, 산업용 호스 및 시트류 등의 고부가가치화를 시도하고 있다. 산업용 고무 제품의 개발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경험을 살려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의 해양플랜트 설비 가동에 필요한 각종 연료, 케미컬 및 벌크 머티리얼을 공급받는 장비 ‘벙커 스테이션용 호스’를 개발 중이다.

화승네트웍스는 통합 구매, 철강, 섬유, 일반무역 사업에 경쟁력 있는 무역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종합무역상사로 도약하기 위해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화승그룹은 올해 스마트한 공격 경영과 외형 확대, 내실 경영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신사업 개척의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군 내에 다른 아이템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장기적인 경기 하락으로 국내 기업이 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경쟁력 있는 사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안정 경영을 구축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로 국내외 전 임직원이 사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회사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개발과 공감 경영을 만들어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R&D를 한곳에 집중할 계획으로 신제품, 신소재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술경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 회장의 선택과 집중, 변화와 혁신을 통한 기술경영이 만들어낸 화승그룹은 5개 사업군, 국내외 30개의 계열사가 지난해 연 4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 회장은 성철스님과의 인연으로 35년 전부터 500배, 108배를 해오고 있는 뚝심 있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 회장은 “정상에 오르게 하는 것은 겸손이고,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교만”이라며 “화승그룹은 올해로 63주년을 맞은 글로벌 중견그룹인 저력을 살려 정상에 있을수록 몸을 낮추고 소통을 통한 스마트 경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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