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 기자 ]
한국 조선업계 일감이 1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대로 가면 6개월 뒤에는 대형 조선소에서 빈 도크(선박 건조시설)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조선업계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한국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은 2844만CGT(표준환산톤수: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 무게)로 전월보다 73만CGT 줄었다. 이는 2004년 4월 말(2752만CGT) 후 11년10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수준으로 발전한 1990년대 이후 일감이 가장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모두 일감이 1년6개월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조선업계에선 일감이 1년치 미만이 되면 빈 도크가 나오고, 사업운영 계획을 짜는 데도 차질을 빚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도크가 빈다는 것은 해당 도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물론 선행작업을 하는 근로자의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형 조선소에 도크가 한두 개 비면 정직원은 특근 및 잔업이 사라지고, 협력업체 직원 10%는 일자리를 잃는다”고 설명했다. 빅3는 약 15만명(협력업체 포함)을 고용하고 있다.
올 들어 한국 조선업계는 8만5700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작년 1~2월 수주량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조선 빅3는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지만 세계 경기 불황으로 수주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도병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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