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1.5%로 동결
이주열 "현재 금리 충분히 낮아"
내달 금통위원 4명 교체…상반기 인하 가능성 희박
[ 김유미 / 황정수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일부에선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는 “현 기준금리(연 1.5%)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맞섰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다음달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 분명해진 ‘매파 본색’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상황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다. 동결은 예측된 바였다.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아 미 금리 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있었다. 이런 때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높은 이자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
그래도 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인 하성근 금통위원이 소수의견(금리 인하 주장)을 꺼내자 금리 인하론은 힘을 받았다.
◆힘 빠진 금리 인하론
하지만 이날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맞섰다. 그는 “경제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다”며 미국의 지표 호전, 국제 유가 반등을 예로 들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도 “지난달 모니터링 결과 지난 1월보다 내수 부진 정도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카드를 섣불리 쓸 때가 아니란 의미다. 그는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환율 등을 통한 금리 인하 효과가 불확실하다”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 위원이 지난달처럼 금리 인하를 주장했지만 시장은 이 총재의 ‘매파(통화 긴축론자)’ 적인 말에 더 귀를 기울였다. 지난달 금리 인하 기대로 기준금리 아래로 하락한 채권금리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5%를 나타냈다.
◆금통위원 교체도 변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 긍정적인 미국 경제지표,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개선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선태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저점 대비 크게 올랐다”며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수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월 미국과 유럽 경제지표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앞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이후로는 국내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금통위 직후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되는 것도 변수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 발언은 한은이 다음달에 성장률은 하향 조정할 수 있어도 기준금리는 안 내릴 것이란 의미”라며 “금통위원들이 네 명이나 바뀌는 것을 감안할 때 상반기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어진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은 국내 경기 하강 위험에 무게를 두고 금리인하 시기를 고민하는 듯하다”며 “4월 총선 이후 정부의 재정 확대 방안이 논의되면 금리 인하론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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