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근기 사범= 1국은 이세돌 9단의 부담감이 느껴진 경기였다. 커제 9단(중국)과 만나면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파고와의 어제 대국은 커제 9단과의 경기보다 더 안 좋았다. 최근 농심배 출전 등 여러 일정이 겹친 데다 이 9단이 일류기사 중엔 나이가 있는 편이다. 부담감에 피로 누적의 영향이 악재가 됐다고 본다.
냉정하게 보면 이 9단이 1국 초반에 새로운 포석(흑의 7수)을 뒀다. 일반적으로 프로 기보에선 사용된 적 없을 만큼 굉장히 안 좋은 수였다. 이 9단이 초반에 곤경을 겪은 이유다.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잘 극복하면서 중반에 기회가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해가 안 되는 수가 나오면서 경기를 쉽게 내줬다. 전체적으로 이 9단이 ‘압도했다’고 할 만한 상황은 없었다.
사실 제한시간을 다 사용하지 않고 지는 건 프로기사들에겐 있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 9단이 그랬다. 경기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알파고의 ‘끝’을 아직 보지 못했다. 알파고가 져야 끝을 보는 건데 아직 공식적 패배가 없으니까. 물론 알파고도 중간 중간 실수를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았나 싶다. 오늘 2국은 이 9단이 전력투구할 것으로 본다. 관건은 부 昇?극복이다. 1국에서처럼 실험을 한다는 느낌을 버리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 김진호 교수= 첫 대국이 매우 중요했는데 이세돌 9단이 가장 안 좋은 방식으로 졌다. 이길 기회도 있었지 않나. 그런데 결과적으로 뒤집혔다. 대국 내용이 안 좋았으므로 내상이 클 것이다.
사람들이 알파고가 ‘승부수’(백의 102수)를 던졌다고 한다. 그건 인간의 관점에서 사후적으로 해석한 것일 뿐이다. 그렇게 따지면 알파고의 모든 수가 승부수다. 알파고는 상황별로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따져 최선의 수를 두도록 프로그래밍 돼있다. 인간의 승부수 같은 직관의 영역이 아닌 계산의 영역이다.
이 9단과 알파고와의 장단점을 논하자면 역시 감정적 부분에서 갈린다. 알파고는 스스로 바둑을 둔 줄도 모른다.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인식한다. 반면 이 9단은 1국을 진 뒤에 온갖 생각을 다했을 것이다. 승부에 대한 중압감,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더 커졌다. 2국이 중요해졌는데 상황은 나쁘다. 이 9단에게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
(백지 상태였던 이 9단이 알파고와의 첫 대국을 통해 ‘감’을 잡았다는 견해에 대해) 그건 어불성설이죠. 한 두판 지고 어떻게 감을 잡는단 말인가. 비논리적이다. 커제 9단에게도 연이어 지고 있지 않나. 이 9단이 2국에서 알파고에 승리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본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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