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연대도 거부한 안철수 "통합은 만년 야당 하자는 얘기"
김종인 더민주 대표에 직격탄
국민의당 '가시밭길' 예고
수도권 지지율 3%대로 '뚝'…천정배와 '연대 갈등' 가능성
수도권 총선 판세 '안갯속'
19대 때 33곳 5%내 '박빙승부'…일여다야로 경합지역 두 배로
[ 은정진 / 김기만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6일 “적밖에 없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서 결코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한 거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내 ‘통합불가피론’을 차단하려는 차원에서 “이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는 표현까지 썼다.
안 대표는 수도권의 야권 선거연대 문제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것”이라고 했다. 최원식 당 수석대변인은 “수도권 선거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다. 안 대표가 김 대표의 통합 제의를 ‘정치공작’으로 규정, 독자노선 강행을 선언하면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는 야야(野野) 간 ‘치킨게임’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9대 총선 수도권 지역구 112곳에서 5%포인트 이내 박빙 승부를 벌인 곳은 32곳이었다. 10곳이 늘어 122곳이 된 20대 총선에서 양당 지지율 추이 등을 감안하면 박빙 승부처는 19대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민주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선거연대를 통해 차지한 의석은 65개였다”며 “이들 의석은 야당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여야 간 초박빙 지역으로 살얼음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선거에서 표심이 요동치는 속성으로 ‘스윙스테이트(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지역구)’로 분류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구(122개)뿐만 아니라 충청권 등 중원 지역 표심도 ‘안갯속’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최근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지만 막상 선거가 치러지면 국민의당이 야권층을 중심으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더민주 총선 전략을 맡고 있는 한 당직자는 “현재 예비후보등록 현황을 볼 때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만 87곳에 후보를 냈고, 계속 공모를 받고 있다”며 “여당 독식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 내 전략적 투표를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김 대표가 야당 통합에 대한 현격한 인식 차이를 드러내면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에도 “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함께하면서 문재인과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라며 “내가 야권 淪藍?위해 세 차례나 양보하는 동안 김 대표는 새누리당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제력을 잃은 상태에서 말을 했다고 생각된다. 논할 가치가 없다”고 맞받았다.
안 대표가 야권 통합 불가론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야권의 선거연대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당 중진은 독자 신당보다 ‘여당 과반의석 저지’에서 총선의 의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이날 “창당한 지 한 달이 지났고 선거도 다가왔지만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할 수 있을까라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통합이 최선이지만 차선은 야권연대’라는 속내를 수차례 내비쳤다.
은정진/김기만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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