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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상상하라" 김빛내리 교수가 서울대 신입생들에 건넨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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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이나 부족함이 되레 힘이 될 수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선한 인재' 돼야



[ 김봉구 기자 ] 노화와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물질인 마이크로RNA(miRNA) 연구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김빛내리 교수(생명과학부·사진)가 2일 서울대 입학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김 교수는 차세대 노벨상 유력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스타 과학자다. 이날은 서울대 신입생들에게 축사를 하기 위해 강연자로 나섰다. 서울대는 총장의 입학식사와 함께 학내외 저명인사를 초청해 신입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축사를 하고 있다.

“여러분 세대를 꿈을 갖기 어려운 세대, 기회를 박탈당한 세대라고 한다”라고 서두를 뗀 그는 “하지만 적어도 여기에 있는 여러분은 사회를 탓하고 있어선 안 된다. 기회는 항상 존재하고 있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다만 기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다.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무인자동차, 우주여행,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 등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란 것”이라며 “여러분의 齪着쩜?크기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한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질문하고, 미래와 사회와 세계에 대해 상상하라”고 주문했다.

자신의 경험담도 담담히 풀어냈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집안의 관심을 받지 못한 넷째딸이었으며 어릴 땐 몸이 약해 항상 자신감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대에 입학해서도 주변 친구들이 더 잘나보였고 해외 과학자들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사람들로 느껴졌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대학 신입생 시절 스무살의 제게 하고 싶은 말들을 오늘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다”면서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스무살의 저를 만난다면 ‘넌 훨씬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실패와 좌절을 겪겠지만 결함이나 부족함이 되레 힘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그리스의 위대한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는 원래 말을 더듬었다고 한다. 말을 더듬는 결함 때문에 오히려 웅변의 내용과 기술을 가다듬으려 더욱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생의 목표를 향해 실패 없이 완벽하게 나아가는 사람은 없다. 조금 틀려도 괜찮고 때로 방향을 못 찾아 헤매도 상관없다”며 “하지만 마음과 정성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훌쩍 성장해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좌절과 실패에 부딪치더라도 그것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신입생들에게 ‘무엇이 될 것인가’뿐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라며 말을 맺었다.

앞서 성낙인 총장은 입학식사에서 “세상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우리 모두의 가치를 드높여 줄 줄 아는 인재, 이웃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 곧 ‘선한 인재’가 돼야 한다”면서 “큰 뜻을 품고 세상과 마주하라. 내면의 성숙을 위해 기꺼이 고독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학년도 입학식은 학사보고, 단과대학별 신입생 선서, 성 총장의 입학식사, 김 교수의 축사, 축가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서울대에 입학하는 학부 신입생은 3353명, 대학원 신입생은 35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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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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