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연출한 멕시코 이냐리투, 감독상 2연패
'매드맥스' 6관왕 석권…여우주연상은 브리 라슨
[ 유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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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토머스 매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는 영예의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미국 보스턴글로브지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박진감 있게 옮긴 이 작품에는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애덤스, 마이클 키튼 등이 열혈 기자 역으로 나서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무대에 올라 “이번 작품은 탐사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교황에게 아이들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한마디씩 소감을 밝혔다.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53)은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감독상 2연패에 성공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다.
여우주연상은 여학생이 7년간 납치돼 아들을 낳아 함께 탈출한 실화를 그린 ‘룸’의 신예 브리 라슨에게 돌아갔다.
기술상 부문에서는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가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광란의 미래 세상에서 지배욕과 자유혼의 충돌을 폭발적인 자동차 추격전으로 그려냈다.
이병헌은 이날 외국어영화상(사울의 아들) 시상자로 나섰다. 아시아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자로 나선 것은 그가 처음이다. 영화 ‘유스’ 주제가인 심플송을 부른 조수미 씨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이 전부 백인 배우로 채워지면서 ‘백인만의 잔치’라는 비판 속에 치러졌다. MC를 맡은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동등한 기회뿐”이라며 “디캐프리오는 매번 후보에 오를 만큼 훌륭한 연기를 펼치지만 흑인들은 그런 역할을 맡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인종 차별 실상을 지적했다.
ABC방송, 광고수익 1480억원…30초짜리가 28억
아카데미 시상식 생중계 시청률은 지난 5년간 평균 10%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올해도 아카데미 시상식 TV 광고는 모두 판매됐다. 30초짜리 광고 단가는 225만달러(약 28억원)로 신기록을 세웠다. ABC 방송은 지난해 생중계 광고수익으로 1억1000만달러(약 1360억원)를 올렸다. 7500만달러의 그래미 시상식과 4200만달러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ABC의 광고수익은 1억2000만달러(약 1480억원)로 추정된다. 광고 수익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 돌아간다. 아카데미 측은 2013년 시상식 TV 중계권료와 이벤트 수익금 등으로 9560만달러(약 1180억원)를 챙겼다. ABC는 해외 방송 판권 수익을 챙긴다.
아카데미 수상 트로피인 오스카상을 받기 위해 영화사들은 천문학적 돈을 투입해 로비를 펼친다. 외신들에 따르면 오스카 수상 캠페인에 영화사들이 투입하는 총비용은 연간 1억~5억달러(약 1240억~6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작품상 수상을 위해 한 영화사가 쏟아붓는 비용은 약 1000만달러(약 12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은 영화전문지 등의 광고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심사위원·관계자 시사용 DVD(스크리너) 제작과 시사회 개최, 연기자의 홍보 행사 출연료, 홍보 담당자 등에게 현금으로 들어간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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