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반대주주 주식 사는데
2006년 이후 3조 넘게 들어
미국 36개주도 적용 예외 인정
[ 서욱진 기자 ] 기업 간 합병 때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이 기업 사업재편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 예외 적용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6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합병 결정을 공시한 332건을 조사한 결과 반대 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데 들어간 금액은 총 3조68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연평균 3000억원가량이 주식매수청구 대금으로 사용된 셈이다. 전체 합병 추진 사례 가운데 44%인 146건은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 가운데 8건은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너무 많아 합병이 결렬됐다.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현상은 합병 반대 주주에게 유동성을 공급해 주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의 원래 취지를 넘어서는 부작용이라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한경연은 이런 문제점 때문에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주식 거래 등 유동성이 일정 수준 보장되는 경우 매수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적용 예외를 인정하는 미국 주(州)가 1999년 25개에서 2009년 36개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