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송혜교의 복귀는 옳았다. 하고 싶은 말은 시원하게 하고 싶은 여성들의 ‘직진’ 판타지를 완벽하게 채워준 시간이었다.
지난 24일 첫 선을 보인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제작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에서는 깐깐함으로 중무장한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 역의 송혜교의 연기가 빛났다. 특히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르는 강모연식 돌직구를 맛깔나게 살려내며 완벽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혹시나 했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나 송혜교였다.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실려 온 김기범(김민석)의 꼼수에 서대영(진구)의 핸드폰을 그의 것으로 오해한 모연. 핸드폰을 찾으러 온 유시진(송중기)과 대영을 본 그녀는 “형님들이 알면 저 영안실 가요”라던 기범의 말을 떠올리며 그들을 불량배로 오인, 날선 눈빛으로 “이 형님들 밖에서 기다리시라고 해요. 소란 피우지 않나 잘 보라고 하고”라며 철저히 무시했다. 모연만의 두둑한 배짱이 돋보이는 대목.
“이 형님은 절 살려줬다”는 기범의 말에도 모연은 오해를 풀지 않았다. 되레 “저 자식 말 다 사실입니다”라는 시진에게 “제 환자가 그쪽 자식이에요?”라는 시원한 돌직구로 응수했다. 또한 군인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협조 바란다는 시진에게 “그쪽이 군인이든, 양아치든 알게 뭐냐”는 거침없는 말로 똑 부러진 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모든 오해가 풀린 후, 시진을 의사가 아닌 여자로서 마주한 순간에도 모연의 솔직함은 빛났다. 다짜고짜 지금 만나자는 시진의 제안에도, 주말에 영화 보자는 말에도 “좋아요”라는 꾸밈없는 직진화법으로 러브 라인에 불을 붙이며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아냈다. 깐깐하고 털털하지만, 그보다 더 사랑스럽고 솔직한 모연의 인간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송혜교의 60분이었다.
송혜교는 사이다처럼 톡 쏘는 강모연식 돌직구로 그간의 차분한 이미지를 완전히 날려버리며 시원한 첫 출발을 알렸다.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부터 14.3%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2년간 공중파 주중 미니시리즈 중 최고의 기록을 달성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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