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물·금융거래 제재 동참할 듯
이르면 주중 안보리 결의안 나올수도
[ 워싱턴=박수진/베이징=김동윤 기자 ]
미국과 중국이 23일(현지시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마련을 위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지 40여일 만이다. 결의안에는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참여하는 광물거래와 금융 제재 등 ‘이빨 있는’ 제재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안보리 결의안 뛰어넘을 듯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의를 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한 논의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결의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 “양국이 결의안 초안에 대해 평가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과거 결의안을 뛰어넘는다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제재할 실효성 있는, ‘이빨 있는’ 제재안이 담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금융 및 광물거래 제재에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참여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군수물자인 항공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묘한 시점에 나온 미·북 간 접촉설
정부는 UN 안보리 결의안을 포함해 앞으로 가능한 압박 수단을 모두 동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조건 없이’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 장관은 이날 “최근 두 달 새 한반도에 각종 불안정 요인들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각방(관련 당사국)에 한반도 긴장을 추가로 격화시키는 행동들을 하지 말 것을 거듭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분위기는 서울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사드 배치는 결정되지 않았고 미국이 사드(한반도 배치)에 목말라 있거나 그런 기회를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과 한국 등 우방국에 대한 핵 위험이 사라진다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성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지속적인 응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돌려놓으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오고 협상에 응한다면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핵화’라는 조건을 걸었지만 중국 쪽에서 제안한 ‘평화협정’과 ‘사드 배치 백지화’ 등을 공식 거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 소식통은 “미국 측이 지난 22일 오전 북한 쪽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위한 접촉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는 미국이 UN 대북제재안 등을 발표한 뒤 대결 국면에서 빠져나갈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주미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대북제재 등에서 미국과 한국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며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평화협정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미국 측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김동윤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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