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성공모델로
'저성장' 국내 영업부문 체질 개선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역량 강화
"바이오벤처와 해외진출 경험 공유"
[ 김형호 기자 ]
한미약품은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761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3175억원으로 무려 73.1% 늘었다. 국내 전체 제약사 순위에서 단숨에서 1위로 올라서는 ‘퀀텀점프(대도약)’를 실현했다. 15년간 약 9000억원을 쏟아부은 랩스커버리의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 힘이 가장 컸다. 한미약품의 도약은 신약개발의 무궁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히며 다른 제약사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글로벌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영업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성장호르몬 등의 해외 임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전문의약품 영업력을 키우는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안팎에서 관심인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새롭게 가미했다. 역량있는 바이오벤처, 연구기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역량을 熾淪?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연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단순히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 경험을 바이오벤처 등과 공유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복합신약’을 회사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복합신약 및 개량신약은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사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한미약품은 MSD를 통해 아모잘탄(고혈압치료 복합신약)을 세계 50여개국 수출하고 있다. 로벨리토(고혈압·고지혈증치료 복합신약), 낙소졸(소염진통 복합신약)을 비롯한 여러 복합신약도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망한 복합신약의 글로벌 마케팅을 전담할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발기부전치료제 ‘구구’는 ‘팔팔’과 시너지를 내면서 두 제품 월 매출이 3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순항 중이다. 고지혈증복합신약 ‘로수젯’ 등도 초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올해에는 한미탐스0.4㎎, 실도신 등 비뇨기 분야 복합신약 신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특허를 피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내놓은 ‘한미플루’도 올해 주력 제품이다.
이 같은 복합제 전략을 통해 한미약품은 최근 2~3년간 정체를 보였던 국내 영업부문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영업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율준수(CP)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최고 수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CP 등급 ‘AA’를 획득했다. 컴플라이언스팀을 신설하고 자율준수관리자를 중심으로 부서별 자율준수위원 11명(법무팀 변호사 포함)을 선임, 매월 정기적으로 CP 운영 및 규정을 점검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에게 CP 준수를 기본으로 철저한 보상과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CP 우수자를 별도로 선발, 시상하고 규정 위반자는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엄중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과 CP 기반의 영업체질 혁신을 통해서 올해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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