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간편식 선호
3천원대 '백종원 도시락' CU서 인기
세븐일레븐 '밥 소믈리에' 도입도
[ 정인설 기자 ] 도시락이 편의점의 최고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3000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을 앞세워 편의점의 전통적 베스트셀러인 소주와 바나나맛 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국내에 편의점이 도입된 지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2인 가구 증가로 ‘도시락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00개 품목 중 1위 오른 도시락
편의점 CU에서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담배를 제외한 3000개 상품 중 매출이 가장 많은 품목은 ‘백종원 한판 도시락’(3500원)이었다.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3900원)과 ‘백종원 맛있는닭가슴살’(3900원)도 각각 3위, 8위를 기록했다. CU가 1990년 훼미리마트란 브랜드로 국내에서 편의점 사업을 한 이후 도시락이 판매 1위에 오르고 도시락 상품 3개가 동시에 매출 10위 안에 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출 상위권은 소주·맥주와 바나나맛 우유 등이 차지했고 도시락은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 ?작년 12월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와 손잡고 내놓은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CU의 도시락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90%가량 늘었다.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를 포함한 간편식이 CU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1.5%로 높아졌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도시락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GS25가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매출 상위 품목을 분석한 결과 ‘김혜자 바싹 불고기 도시락’(4000원)이 3위에 올랐다. 방송인 홍석천의 ‘마이홍 치킨 도시락’(3500원)과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3000원)도 각각 9위와 10위를 기록했다. GS25처럼 17개의 도시락을 파는 세븐일레븐에서도 ‘혜리 11찬 도시락’(4500원)이 전체 매출 6위에 올라 처음 10위권에 진입했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4.5% 급증했다.
◆1인 가구 증가로 도시락 인기
편의점 도시락의 효시는 2010년 GS25가 내놓은 김혜자 도시락이다. 3000원대 가격으로 양질의 반찬을 제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뜻의 ‘혜자스럽다’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집밥 열풍’과 혼자 밥 먹는 이른바 ‘혼밥족’이 늘어난 것이 편의점 도시락 매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1~2인 가구 증가로 도시락의 성장 가도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6.9%에서 지난해 27.1%로 높아졌다. 2035년에는 34.3%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정훈 CU 간편식품팀장은 “전체 매출 중 10% 안 팀?간편식 비중이 10년 안에 일본 수준인 3분의 1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락이 인기를 끌자 편의점 간의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CU는 작년 12월 서울 본사 사옥 안에 상품연구소를 세워 다양한 혁신 상품을 연구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밥 전문가인 ‘밥 소믈리에’에게 도시락·삼각김밥 개발을 맡겼다. 올 들어선 간편식에 국내 명품쌀 품종 중 하나인 ‘삼광쌀’을 사용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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