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수상…학생 필독서
평생 독신으로 은둔생활
[ 이미아 기자 ]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의 작가 하퍼 리가 지난 19일 고향인 미 앨라배마주 먼로빌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리는 1926년 먼로빌에서 변호사이자 주의원을 지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헌팅턴대에 진학했다가 앨라배마대에 편입했으며, 대학에선 법학을 전공했지만 줄곧 작가가 되길 꿈꿨다. 대학을 중퇴하고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첫 작품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라배마주 한 소도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인차별 실태를 여섯 살 소녀의 눈으로 고발한 소설이다. 이 책은 1960년 7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리는 이듬해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미국의 각급 학교마다 필독서로 자리매김했고, 1962년 동명 영화로 제작돼 주연인 그레고리 펙에게 오스카상까지 안겼다.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팔렸으며, ‘20세기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로 꼽힌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낸 리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인터뷰를 사절하고, 노년엔 자신의 작품이나 창작 활동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언니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뒤 은둔에 가깝게 살았다.
지난해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이자 두 번째 소설인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출간했다. 이 작품 역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그의 영향력이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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