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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품 시장, 짙어지는 '불황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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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둔화에 중국 등 신흥국 큰손들 외면

● 경매 유입자금 크게 줄어
● 유명한 작품도 안 나와
● 예상 밑도는 낙찰가 속출



[ 홍윤정 기자 ] 지난 10여년간 호황을 누렸던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열린 주요 미술품 경매에서 유명 작품들의 낙찰가가 예상가를 크게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술시장 거품이 꺼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매물 감소로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술품 시장의 ‘큰손’이던 중국 등 신흥국의 미술품 투자자금 유입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물로 나오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 줄어들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

◆마티스 작품 예상가 밑돌아

세계 2대 미술품 경매사인 소더비는 최근 열린 경매에서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인기 작가의 작품마저 예상가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피카소가 1935년 연인 마리 테레즈 왈테르를 그린 ‘여인의 얼굴’은 지난 3일 열린 소더비 런던 인상주의·모던아트 경매에서 1670만파운드(약 295억4000만원)에 팔렸다. 예상가는 1600만~2000만파운드였다. 낙찰가가 예상가 최저치를 겨우 넘긴 것이다.

이 작품은 2013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낙찰 수수료를 포함해 3990만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경매로 ‘여인의 얼굴’의 직전 소유주는 50%가량 손실을 봤다. 같은 날 경매에서 앙리 마티스의 1923년작 ‘피아노 레슨’은 예상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됐다. 1200만~1800만파운드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 이 작품은 이보다 크게 낮은 950만파운드에 낙찰됐다. 프랑크 아우어바흐의 ‘프림로즈 힐’도 예상가 최저치를 간신히 웃도는 가격에 팔렸다.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42%(2014년 기준)를 차지하는 크리스티와 소더비 매출도 주춤하고 있다. 크리스티 매출은 2014년 84억달러(약 10조3500억원)에서 지난해 74억달러로 떨어졌다. 소더비의 지난해 매출은 2014년(67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 둔화로 투자심리 얼어붙어

미술품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데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영향이 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러시아 부호들은 미술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세계 미술품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7% 밑으로 떨어진 데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미술품 투자 여력이 줄었다. 러시아도 저유가로 휘청대면서 부호들이 미술품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유명 작품의 공급이 감소하는 것도 미술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값이 떨어진 작품은 모네, 피카소 등 유명 작가에 집중돼 있다. 소수의 유명 작가에 의존하는 수익모델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최고 낙찰가를 예정했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1990년 작품 ‘추상적 회화’는 경매 시작 전 소유주가 매물을 철회했다. 장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무제’ 경매에서는 세 명만이 응찰했다.

미술품 시장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경매업체 패들에이트의 창업자 아디티아 율카는 “소수의 사람이 몇몇 유명작가의 작품을 사들이던 현상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아트이코노미의 클레어 맥앤드루 수석연구원은 “지금의 1% 성장은 10년 전의 20~30% 성장에 해당할 만큼 시장 규모가 커졌다”며 “최근의 성장세 둔화는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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