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대통령 주재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새로운 서비스산업, 농림어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 새로운 수출동력 창출을 위한 민간의 신산업 진출 촉진 방안 등을 내놨다.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 새로운 산업과 대체 수출품목을 창출하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이 나온 게 어제오늘이 아니다. 정부가 제시한 갖가지 방안도 겉돌거나 본질을 비켜간 느낌이다.
정부가 현장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내놓은 수도권 연구개발(R&D) 집적단지 조성만 해도 그렇다. 용적률 등 일부 입지 규제 완화는 환영할 일이지만 R&D 투자와 함께 설비투자를 동시에 촉진하려면 수도권 공장 신·증설 등에 대한 본질적인 규제 혁파도 필요하다. 생산 따로, R&D 따로인 환경에서는 집적효과 또한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서비스산업 개척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숙박공유, 차량공유 등 이른바 공유경제를 활성화한다고 하지만 남들이 다 시작한 다음에야 뒤따라가는 수준인 데다, 그나마 기존 사업자와의 이해충돌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시범사업 추진에 그치고 말았다.
헬스케어 활성화 역시 의료법 개정은 손도 못 댄 채 겨우 한다는 게 의료행위와 건강관리서비스를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정도다. 이런 수준으로는 헬스케어산업의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농림어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지원에서 민간투자 중심으로 간다지만 정작 식물공장 등 농업의 6차산업화에 관심이 높은 대기업의 진출과 투자 촉진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다.
수출을 위한 민간 신산업 투자 촉진 방안도 81개 기업, 5대 신산업에 3년간 44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는 식으로 목표만 거창할 뿐이다. 정부가 말하는 네거티브 방식 규제심사 도입도 이미 수도 없이 나왔던 얘기다. ‘원칙 허용’이 왜 안 되는 건지 보다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 융합 신제품 신속 출시를 위한 ‘규제 그레이존’ 해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그걸 하자고 만든 산업융합법부터 겉돌고 있지 않은가. 막힌 곳을 확 뚫어주어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답답함을 가중시키는 회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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