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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발 위기설'에 놀랐나…드라기 "ECB, 돈 더 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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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요동치자 '공격적인 양적 완화' 재확인

'은행 구원투수' 역할도 자임…이탈리아 은행 부실채 매입 검토



[ 이상은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가 다음달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유럽 의회에 출석,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회복을 위해 ECB는 소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물가상승률과 물가상승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 ECB의 통화정책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 두 요인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둘 중 하나라도 물가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돈풀기 시사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ECB의 태도는 훨씬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드라기 총재는 작년 12월 시중은행이 각국 중앙은행에 맡기는 예치금 금리를 연 -0.2%에서 -0.3%로 ‘찔끔’ 떨어뜨렸다. 하지만 불과 40일 후인 지난달 21일 “기존 통화정책을 재고할 수 있다”고 했다.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쓰겠다는 취지였다. 15일 발언은 이런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워드 아처 IHS글로벌 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ECB가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치금리를 연 -0.3%에서 -0.4%로 하향 조정하고 매달 채권매입 규모를 200억~300억유로 더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 유로존 ‘배드뱅크’ 역할 자임

드라기 총재는 또 “유로존 은행의 상황은 (재정위기 우려가 제기됐던) 2012년과 매우 다르다”며 “금융위기 후 개별 은행뿐 아니라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말로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직접 유로존 은행의 ‘구원투수’로 나설 태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탈리아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ECB가 이탈리아 시중은행 부실채권(NPL)을 담보로 받고 현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재무부 관계자들은 로이터에 ECB가 현재 진행 중인 1조50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의 일환으로 이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매입 대상을 시중은행 부실채권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뜻이다.

유럽은행감독당국(EBA)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중은 17.7%에 이른다. 부실채권이 너무 많아 자본 확충을 하지 않으면 새로 대출을 내주기도 빡빡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은행발(發) ‘제2의 리먼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ECB가 이것을 사주면 ECB의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이탈리아로선 한숨 돌릴 수 있다.

ECB는 ECB대로 매입자산 범위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현재 각국 국채와 지방채 등으로 매입대상이 한정돼 있는데, 양적 완화가 오래 진행되다보니 살 수 있는 채권이 부족한 상황이다.

◆500유로 고액권 퇴출 움직임

ECB와 유럽 각국은 또 500유로(약 68만원)짜리 지폐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테러 등 범죄에 악용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자이퉁은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키우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확대되면 돈을 맡겨 손해를 보느니 인출해 현금으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화폐 단위가 크면 더욱 그럴 수 있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려다 거꾸로 대여금고 속 현금만 늘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사전에 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ECB의 마이너스 금리(민간은행이 ECB에 돈을 예치할 때 금리) 폭이 연 -0.3%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간은행 가운데 예금자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곳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이 폭이 커지면 민간은행도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야 한다. JP모간은 ECB가 -4.5%, 미국 중앙은행(Fed)이 -1.3%까지 마이너스 금리 폭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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