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치매치료기록 법정 제출"
신 회장 "신체감정 받아 건강 입증"
결과따라 경영권 분수령 될 듯
확정판결까진 6개월 걸려
[ 김인선 / 이수빈 / 고윤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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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께 서울가정법원 지하주차장에 나타난 신 총괄회장이 차에서 내리자 수행원 두 명이 “걸어가시겠느냐”고 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기자들을 의식한 듯 “걸어가겠다”며 수행원 부축을 받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하지만 법정이 있는 5층에선 휠체어로 이동했고 법정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부터 다녀왔다. 작년 11월 전립선비대염으로 입원한 뒤 부쩍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비스킷”이라고 말하자 한 수행원이 차에서 비스킷을 가져왔고 신 회장은 비스킷을 먹은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건강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가사 20단독 김성우 판사의 비공개 심리로 진행된 첫 심문기일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치매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성년후견을 청구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78) 측 이현곤 새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정에서 “치매를 앓고 있어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다”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말고 명예를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 총괄회장은 이날 법정에서도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며 “병원 치매 치료 기록이 재판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 총괄회장은 “이상이 없는데 이렇게 불러내 불쾌하다”며 “50대 때나 지금이나 건강에 차이가 없다”고 진술했다. 법률 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는 “신체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다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에 양측 모두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며 “다음달 9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다음 심문기일에서 감정 방법, 시기, 기관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하면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굳힐 수 있다. 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누가 되느냐도 경영권 분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법원 관계자는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는 뼈括?건강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의사의 감정서를 바탕으로 법원에서 당사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판결까지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김인선/이수빈/고윤상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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