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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혁신 촉구한 구본무 "사업개편 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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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CEO 전략회의…선제적 위기대응 주문


[ 남윤선 기자 ] 구본무 LG 회장(사진)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시급한 사업구조 개편을 계열사 최고경영진에 주문했다. 확산되는 글로벌 불황, 급변하는 전자·정보기술(IT)산업, 쫓아오는 중국 기업 등에 선제 대응해 변하지 않으면 금세 도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 회장은 지난 27~28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LG그룹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구본준 (주)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그룹 CEO 4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영 환경과 경쟁 양상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절박함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과 시장 흐름에 맞게 우리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변화를 촉맨杉?rdquo;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기업 문화가 보수적인 LG는 그동안 변화가 느렸다. 사업·인력 구조조정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달라지고 있다. LG가 마주하고 있는 현 위기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인식에서다.

과거 경험했던 세계 불황은 보통 한 지역에만 해당된 것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어렵다. 그 와중에 화웨이 하이얼 샤오미 BOE 등 중국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스마트폰과 가전, TV,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LG의 주력 시장에서 LG를 쫓아오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공유경제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산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노키아처럼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는 급박한 위기감이 LG를 감싸고 있다.

구 회장은 “기회도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모든 경영활동을 제대로 점검하고 혁신해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저와 여러분이 앞장서 끝까지 실행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LG는 대대적인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IT, 가전 사업은 제품의 프리미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황에도 경제력을 유지하는 최상류층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에 광고를 집행키로 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는 등 소재 분야에서도 원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완제품은 중국이 쉽게 베끼고 따라잡지만 소재는 한 번 기술을 개발하면 오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어서다.

전기차 부품, 에너지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에도 집峠構?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일단 개척하고 나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해서다.

자동차부품은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태양광 패널 생산, 발전소 운영, 에너지 절약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등 ‘생산부터 사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기업 체질을 B2C에서 B2B로 완전히 바꿔 재기한 히타치나 자동차부품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파나소닉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며 “지난해 구 부회장을 그룹 신사업추진단장에 임명한것도 빠른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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