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사업 실적 개선 (2) 호텔롯데 성공적 상장 (3) 11개 소송전 승리
롯데 경영권 분쟁 6개월
입지 굳힌 신동빈 회장
순환출자 고리 84% 해소…경영 투명성 강화 등 박차
넘어야 할 고비 많다…경기악화에 중국사업 걱정
호텔 상장 2분기로 늦어져…법적 분쟁도 장기화
[ 정인설 기자 ]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지 27일로 6개월이 됐다. 작년 7월27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일본롯데 이사직에서 해임하려 하면서 촉발된 롯데 경영권 분쟁은 현재까지 신 회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그룹의 순환출자를 대부분 해소하면서 입지를 강화했다. 투명성 강화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해 신 회장 중심의 이른바 ‘원 롯데’로 가기 위한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 사업과 호텔롯데 상장, 소송전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있다.
◆순환출자 84% 해소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이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데 주력 ?왔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광윤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면 복잡하게 얽힌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직접 계열사 주식을 사거나 한국 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주요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다. 신 회장은 작년 8월 롯데건설이 가지고 있던 롯데제과 주식(1.3%)을 샀다. 이어 두 달 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알미늄 지분 12%와 한국후지필름이 보유한 대홍기획 지분 3.5% 등을 잇달아 매수했다. 이를 통해 작년 7월 416개였던 순환출자 고리를 349개로 줄였다. 지금은 전체 순환출자의 83.9%를 해소해 67개의 고리만 남아 있다. 신 회장은 사재 200억원을 롯데문화재단 등에 출연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 12월에는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완공이 예정돼 있다. 내년 한국 롯데 창사 50주년을 맞아 신 회장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원 롯데’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상장 작업과 소송전이 넘어야 할 산
신 회장이 통과해야 할 관문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부진한 중국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롯데가 중국 사업에서 1조원 이상 손실을 봤고 이를 숨겼다”는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선 중국 사업의 실적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서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호텔롯데의 상장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당초 신 회장은 1분기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작업을 마무리하려 했 嗤?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사업권 연장에 실패하면서 상장 시기가 5월 전후로 늦어졌다. 증시 침체로 신 회장이 원하는 만큼의 상장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순환출자의 남은 고리를 대부분 해소한다는 게 신 회장의 복안이다. 현재 남아 있는 16%의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데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롯데쇼핑- 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과 ‘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의 출자구조를 없애려면 주식 가치가 높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제기한 소송전도 변수로 꼽힌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25일 일본에서 “호텔롯데의 회계장부를 보게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롯데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법적 분쟁 건수가 모두 11개로 늘었다. 한국 법원과 검찰에 7개의 민형사 사건이 계류돼 있고, 일본에서 4건의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달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롯데쇼핑 관련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지만 형사 사건에선 고소인 조사도 시작하지 못해 법률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롯데 사태 추이는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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