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 10㎝ 눈 내려 항공기 못 뜰 수 있어요"
기상청, 하반기 시범 도입
침수·결빙 예상지역 등 알려
[ 강경민 기자 ] 기상예보를 할 때 기상현상뿐 아니라 날씨에 따른 재해 발생 위험 등 사회·경제적 영향을 알려주는 ‘영향예보’가 올해 하반기에 도입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의 영향을 수요자인 국민에게 알려 맞춤형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업무계획의 핵심은 날씨를 넘어 날씨의 영향까지 예보하는 영향예보 도입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지금까지의 예보는 기상현상을 중심으로 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며 “앞으로는 기상현상에 따른 재해 발생 위험 등 사회·경제적 영향에 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나 눈이 언제 어디에 내리는지에 대한 정보를 넘어 △대설이나 강풍으로 인한 항공기·여객선 결항 가능성 △결빙·안개 등에 의해 사고 위험성이 큰 도로구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예상지역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 기상청의 예보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국 기상청은 지난주 뉴욕 등 동북부 지역의 폭설을 예고하면서 지하철 운행이 끊기고, 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될 것이라는 예보까지 했다.
반면 기상청은 지난주 ‘제주도에 10㎝가 넘는 눈이 쌓일 예정’이라고만 예보했다. 앞으로는 ‘제주도에 10㎝가 넘는 눈이 쌓여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결항될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예보가 나온다. ‘서울에 200㎜가 넘는 비가 내릴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예보도 ‘서울에 200㎜가 넘는 비가 내려 올림픽대로 특정 구간의 침수가 예상된다’는 식으로 바뀐다.
고 청장은 32년 만의 폭설로 발생한 제주공항의 항공기 전면 결항 사태에 대해 “지난주 제주에 내린 폭설로 인해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결항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기상청이 영향예보를 했다면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영향예보의 전제 조건은 국가기관과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모든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관리청인 지자체를 비롯해 항만·항공 관리청 등으로부터 항공기·선박 운항 및 도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올해 하반기부터 태풍 등 일부 날씨현상에 대한 영향예보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2020년부터 모든 날씨현상에 대한 영향예보를 시행할 방침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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