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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메가딜러 '전쟁'…코오롱·효성·극동유화·GS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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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판매 20만대 넘어서며 기존 딜러들 취급 브랜드 확대

코오롱, 아우디·볼보까지 판매…효성, FMK인수로 몸집 키워

KCC정보통신·천일고속 등도 메가딜러 대열에 속속 합류



[ 최진석 기자 ] 국내 수입차시장 규모가 연간 20만대를 넘어서면서 수입차 판매시장이 메가딜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메가딜러는 두 가지 이상 브랜드를 취급하는 판매회사다. 수입차 판매시장에서 강자인 효성, 코오롱에 이어 KCC정보통신, 극동유화 등도 영역 확장에 나서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메가딜러체제에 따라 경쟁이 격화하면 시장이 혼탁해지는 부작용이 있지만 가격 인하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오롱 효성, 몸집 키우기 경쟁

수입차 판매시장에서 최근 몸집을 크게 불린 업체는 코오롱이다. BMW와 미니(MINI), 롤스로이스를 판매하던 코오롱은 지난해 아우디에 이어 지난 11일 볼보의 서울 송파, 충남 천안지역 딜러로 선정됐다. 볼보 판매량이 지난해 4238대로 전년보다 42.4% 증가하자 볼보 영업에도 나선 것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아우디는 전자부품 자회사인 네오뷰코오롱, 볼보는 悶윷藍D楮【?사업을 운영한다”며 “수입차 판매가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해 코오롱의 다른 계열사들도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과 섬유·화학 부문 경쟁자인 효성도 수입차시장의 주요 메가딜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 렉서스 등을 판매하던 효성은 지난해 3월 동아원으로부터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판매하는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삼남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을 FMK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조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경영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조 부사장이 경영 안정을 위해 딜러사 경영에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견업체들도 메가딜러 경쟁

코오롱과 효성 외에 장기간 딜러업을 해 온 중견업체들도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KCC정보통신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계열사 KCC오토그룹을 통해 2004년 혼다 딜러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브랜드 수를 7개로 확장했다.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아들인 이상현 KCC오토 부회장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극동유화도 기존의 아우디와 포드, 링컨에서 2014년부터 재규어, 랜드로버로 영역을 확대했다. 딜러 사업을 주관하는 장인우 대표는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의 장남이다.

GS와 아주, 천일고속, 천우모터스 등도 지난해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하며 메가딜러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딜러사로선 단일 브랜드만 취급해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폭스바겐 디젤 파문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질 수 있어 복수 브랜드 취급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드를 다양화해야 위험 요소를 줄이고 수익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수입차 판매량도 메가딜러 등장을 부추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24만3900대로 전년(19만6359대)보다 24.2% 증가했다.

경쟁 거세지며 전시장 급증

수입차시장 팽창과 메가딜러 등장으로 전시장 수도 급증했다. 국내 수입차 전시장 수는 396개지만 조만간 4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2년 초(212개) 이후 4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영업 경쟁을 하면서 과도한 할인율을 제시하는 사례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며 “딜러사 영업이익이 3%대로 낮아지면서 적자를 보는 딜러사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참존모터스(아우디)와 람보르기니서울, 벤틀리모터스 등 세 개 브랜드를 거느리던 참존그룹이 아우디와 람보르기니를 포기한 것은 경영 악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에선 경쟁이 격화돼 업체 마진이 줄어들면 그만큼 소비자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메가딜러 체제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 메가딜러

두 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를 취급하는 딜러.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세 개 이상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메가딜러가 늘고 있다.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면 수입사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고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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