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리더를 만나다
자산관리 수익 비중 두자릿수로
2~3년 유망자산 '달러' 판단…지난해 달러투자마케팅 주효
몸집 불리는 사이즈 경쟁보다 수익모델 다각화에 주력
글로벌 대체투자도 강화
[ 이상열 기자 ] “투자에 대한 ‘논리와 뷰(view·관점)를 파는 회사’로 고객에게 확실하게 인식되는 원년이 됐으면 합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2016년 꼭 달성하고 싶은 경영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다.
대신증권은 2012년부터 자산관리(WM)를 핵심 사업 분야로 정하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올해는 자산관리회사로서 대신증권이 지향하는 목표를 ‘논리와 뷰를 파는 회사’로 정했다. “일회성으로 금융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일관된 논리와 관점에 기반한 중장기 유망 재테크 전략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나 사장은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작년 초 국내외 시장을 분석한 뒤 앞으로 2~3년간 가장 유망한 재테크는 달러 투자가 될 것이라는 ‘하우스 뷰(회사의 관점)’를 제시했다. 이후 달러주가연계증권(ELS), 달러환매조건부채권(RP), 환(換) 노출 해외펀드 등 달러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대거 확충하고 ‘달러 자산 마케팅’에 집중했다.
나 사장은 “지난해 달러가 예상대로 강세를 보인 덕분에 금융상품 수익과 환차익을 함께 얻은 개인 고객이 많았다”며 “‘논리와 뷰를 파는 회사’로 도약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고객을 연령대 등으로 세분화해 재무목표에 따라 자산관리를 해주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을 확대하고 연금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고객의 은퇴 설계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나 사장은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7조5000억원 수준인 개인 대상 금융상품 판매액을 올 연말까지 10조원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전체 수익의 6%대에 머물렀던 자산관리 수익 비중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올해 초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증권)가 탄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기 경쟁을 하며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수익모델을 다각화해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쓰겠다”고 밝혔다. “매출 다변화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나 사장은 “한때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는 등 대형화 전략을 고려했지만 사업성을 분석해보니 수익모델 다변화가 대신증권에는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부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주식·채권발행의 단순한 주관보다는 복합 자금조달 솔루션(해법)을 기업에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영업(홀세일) 방향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헤지펀드 부동산 인프라 사모부채펀드 등 글로벌 대체투자 상품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올해 초 이런 업무를 전담하는 대체투자팀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나 사장은 “당분간 달러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자산의 일부분은 달러로 보유하거나 달러표시 금융상품에 배분해야 원화 약세에 따른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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