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프런티어 (3) 변창흠 SH공사 사장
공공개발사업본부 신설
부지 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 공익성 높여나갈 것
[ 이해성 기자 ]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올 중점 목표로 ‘공공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지난해 주거복지 중심의 공기업으로 전환한 데 이어 변창흠 SH공사 사장(사진)이 시도하는 두 번째 혁신 프로젝트다.
세종대 교수 출신인 변 사장은 2014년 말 부임한 뒤 SH공사를 단순 임대주택 공급자가 아닌 주거복지·도시재생 전문기관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SH공사는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공공개발사업본부와 금융사업기획부를 신설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만난 변 사장은 “국내 시행사들 중 상당수는 주택 분양만 하고 빠지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디벨로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부지를 개발한 뒤 사후관리까지 담당하며 공익을 높이는 공공디벨로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진정한 디벨로퍼’ 임무를 수행할 조직이 공공개발사업본부다. 금융사업기획부는 리츠(부동산 투자회사)를 설계하고 이에 기반한 용지 취득·개발·마케팅 등을 공공개발사업본부가 총괄한다.
올해는 SH공사의 공공토지형 리츠(서울리츠)가 처음 출범한다. 지난달 30일 29억원 규모의 서울리츠 출자가 승인됐고 오는 6월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앞두고 있다. 은평구 진관동과 양천구 신정동에 이 리츠를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125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리츠는 SH공사가 19.9%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연기금, 시민펀드(가칭) 등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는 구조다. 리츠는 이 돈으로 주택을 지어 주변 시세의 80% 선에서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에게 최장 10년까지 임대해준다. 시유지 등을 사업부지로 빌려 쓴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과의 차이점은 분양 전환이 없다는 것이다. SH공사는 임대수익 등 보유 자산을 활용해 연 4~5%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이 사업 구조는 변 사장과 우림건설 부사장 출신인 김우진 경영지원본부장의 합작품이다. 예전 SH공사로선 상상하기 힘든 경영 혁신이라는 게 부동산업계 시각이다. 변 사장은 “SH공사를 시대 소명에 맞게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간 이견 등으로 수렁에 빠진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되살리는 ‘재정비 리츠’도 올해 첫선을 보인다. SH공사는 제기4 재개발구역에 이 리츠를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제기4구역은 2013년 대법원이 조합 설립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사업이 멈춘 곳이다. 재정비 리츠는 SH공사가 주택도시기금,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일반분양 물량을 시세보다 10% 鵑?싸게 사들여 임대로 운영한 뒤 매각(분양전환)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시행사 이윤이 없기 때문에 사업비를 20~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변 사장 설명이다.
SH공사는 공공기관, 공장, 군부대 등의 이전 부지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금천구 시흥대로 인근 공군부대 부지를 복합개발하기로 관련 기관과 논의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곳을 포함해 서울 시내 16개 부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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