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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분양권 파는데…인접 도시에선 학군 좇아 세종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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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인구 작년에만 4만8000여명 늘어

공무원 특별분양 3700여명 입주 안하고 전매
집값 약세에 공급 느는데 '분양 완판 미스터리'



[ 김진수/이현일/윤아영 기자 ]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 살던 직장인 이모씨(43)는 지난해 상반기 세종특별시 도담동으로 집을 사서 이사했다. 초등학생 세 명을 자녀로 둔 그는 자녀 교육과 세종시 발전 가능성을 보고, 고향을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이씨는 “회사도 청주 고속철도(KTX) 오송역 인근이어서 세종에서 출퇴근이 어렵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며 “기반시설이 더 갖춰지면 아파트값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충청권 인근 지역의 인구를 끌어들이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공무원 이주자 수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침에도 불구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 ‘완판(완전판매) 행진’이 잇따르고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입주 급증에도 ‘완판’ 행진

2013년 3225가구였던 세종 입주 아파트(행정중심복합도시청 통계)는 2014년과 지난해 각각 1만6696가구와 1만9224가구로 급증했다. 올해도 8300여가구의 아파트가 추가 준공되고 내년엔 1만6000여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신규 분양 물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4년 1만2569가구이던 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만5709가구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많은 1만900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0.09%·한국감정원 기준)했다.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정부종합청사와의 거리 및 입지에 따라 3억~4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전용 84㎡ 전세가격은 1억8000만~2억2000만원 선이다. 전국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훌쩍 넘어선 것과 달리 전세가율이 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건 입주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서다.

입주 물량 증가와 집값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세종시에서 분양된 단지는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세종시 3-1생활권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세종 리버파크’는 319가구(특별분양 제외) 모집에 1만5000여명이 몰려 1순위에서 평균 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가 2년 이상 거주자에게만 1순위 청약자격을 주는 ‘거주지 제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도시 경쟁률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근 지역 주민 몰려

집값 하락에도 분양 완판이 계속되고 있는 건 서울과 수도권 지역 공무원 이주보다는 인근 충청 지역 인구가 크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행복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종시 인구는 21만4466명으로 3년 전인 2012년 말(11만5388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순유입 인구만 4만8401명에 이른다. 이들 순유입 인구의 70% 이상은 인근 지역 주민이라는 게 행복청 설명이다. 지난해 대전 청주 공주 등의 인구는 모두 줄었다.

인근 주민의 이주가 급증한 건 세종 지역 학군 기대감과 개발 가능성이 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주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청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청주에서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를 성사시킨 가구 10곳 중 6곳가량이 세종으로 갔다”고 말했다.

최근엔 어린이집·유치원과 초등학교 부족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추첨으로 세종시내 2100여명의 공립 유치원 입학생을 모집했는데 3500여명이 몰려 1400여명의 어린이가 탈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종시에는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턱없이 부족해 탈락한 어린이 대부분이 갈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세종청사와 가까운 도담동과 아름동 주변 초등학교엔 입학하려는 학생이 넘치면서 20여년 전 사라진 ‘오전·오후반’을 운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이주하기로 한 세종시 공무원 상당수는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특별분양자 9900여명 중 6198명만 입주했으며 나머지는 전매했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이 때문에 세종시가 ‘공무원 중심의 행정도시’가 아닌 ‘충청권 학군 도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종=窪遍?이현일/윤아영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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