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머리를 깨운 건 화려한 스마트카도, 초고해상도 TV도, 드론도, 3차원(3D) 프린터도 아니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 현장을 돌던 기자의 눈에 번득 들어온 건 안내견과 함께 전시장을 돌던 맹인, 휠체어 바퀴를 밀며 신기한 듯 전시품을 주시하던 장애인들이었다. 그건 완생(完生)을 꿈꾸는 미생(未生)의 노력이었다.
세계 150개국의 3700여개 업체는 왜 새해 벽두부터 이 척박한 사막으로 몰려 들었을까. 인간의 욕망이 만든 화려한 인공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면 당신은 공허할 지도 모른다. CES가 당신에게 혁신에 대한 정답을 선물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S는 전자산업의 진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바로미터다. 지난 40여 년간 전세계 소비자의 일상을 바꾼 혁신 제품들은 여지없이 CES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CES가 ‘혁신의 전당’으로 불려리는 까닭이다.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라스베이거스는 그 자체로 인류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을 상징한다.
6일(현지시간) 개막 첫날 CES 공식 매체인 CES 데일리는 ‘혁신을 향한 집중력(Concentration of Innovation)’을 표지 제목으로 뽑았다. 혁신의 끈을 부여잡은 전자업계의 집요한 ‘노오력’이 인류를 얼마나 진보시킬 지에 세계에서 온 17만여명의 관람객들은 일제히 주목했다.
‘CES 2016’은 이처럼 2015년에 지친 많은 이들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있다. 비록 여기 정답은 없다해도 우리 모두 삶을 다시 긍정해보자고, 혁신에 집중해 인류의 가치를 더 발전시켜보자고 독려하고 있다. 이 CES의 힘찬 기운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 2016년 비록 세상이 그대를 다시 속일지라도, 그렇게 다시 시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시라. 삶의 여정은 계속된다.
라스베이거스=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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