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는 모바일 신작들도 다양한 마케팅들도, VR도! 모두 인상 깊었지만. 그 중에서도 한 가지 눈에 띄는 거라면 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이다.
게임쇼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 이상해 보일 일은 없지만 한가지 특징이라면 촬영을 하는 것들이 자신이 설명하는 것이라던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들이었다. 휴대폰을 들고 있긴 했지만 그 모습들은 게이머가 촬용을 하는 것이 아닌 1인 리포터에 가까운 모습들이었다.
2013년 지스타 때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었다. 2014년 지스타에는 참가를 못했으니 그 때도 그랬을지는 모르겠다.
처음엔 저 사람들은 뭘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곧 머릿속에 답이 떠올랐다. "아 저 사람들은 지금 지스타를 중계하고 있구나."
실제로 실시간 중계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정리해서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유튜브에서 지스타에 가다로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
한국에서 이미 이런 개인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리잡고 있다. 아프리카 같은 개인 방송 플랫폼에서 성장한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제 아프리카 BJ란 이름 대신 크리에이터로 주목 받으며,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공중파에 출연하거나, 혹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콘텐츠 관련 세미나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게임에서도 대도서관이나, 양띵, 대정령 등이 아프리카를 통해 방송을 시작하여 케이블 TV나 공중파 등에도 얼굴을 비치기도 하며, 창업을 하여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려고 하기도 한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캐리와 장난감 같은 장난감을 소개하는 유튜브들은 아이를 가진 집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랑받는 개인 방송 콘텐츠이기도 하다.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나 장난감 같은 콘텐츠들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런 영상 콘텐츠의 문법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활자로 이루어진 기사들 대신 이런 실황 영상으로 지스타 정보를 접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Variety 지에서는 10대들에게 선호되는 스타들중에 상당수가 유튜브 스타라는 놀라운 결과를 소개했다. 10위권안에든 스타는 가수인 브루노 마스와 테일러 스위프트뿐이었고, 나머지 8명은 모두 인기 유튜버였다. 그리고 10명중에 3명은 게임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튜버였다.
http://variety.com/2015/digital/news/youtubers-teen-survey-ksi-pewdiepie-1201544882/ |
이 3명 모두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하는 것인 영상이 중심인데,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유명한 게임 영상 제작자들은 현재로서는 게임 플레이에 치우쳐있긴 하지만, 외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이나 좀 더 싶은 분석들을 유튜브에 올리는 게임 리뷰어들도 굉장히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는 깊은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존재한다.
또한 이들은 각각의 게임을 비평하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업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기도 하며, 게임계에 다양한 담론을 가져오고 있다.
게임 비평에 대한 담론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한국에서는 그런 글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한탄을 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게 된다.
하지만 해외의 냉전시대가 게임에 끼친 영향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Ahoy의 비디오 https://youtu.be/oHCZTsmrthk 라던가, 게임 예약이 끼치고 있는 해악에 대하 설명하고 있는 boogie2988의 비디오 https://youtu.be/LDuBnwMHY2E 를 보고 있으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도구가 꼭 글에 한정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이런 영상에서 나오는 피드백 역시 많은 이슈를 일으키기도 하다. 작년에 이슈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자신이 4살 때 죽은 아빠의 게임 기록으로 계속 죽은 아빠와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게이머의 경험담은 게임의 영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유튜브에 달린 리플이었다.
▲ Can Video Games Be A Spiritual Experience? 유튜브 |
게임에 관한 목소리가 많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어느 한가지 이야기만 들리는 것보다는 훨씬 건전한 생태계가 될 확률이 높다. 2016년 지스타 또한 비디오카메라로 자신을 촬영하는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지스타뿐만이 아니라 다른 게임행사에서도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수 있지 않을가 싶다.
물론 주류는 게임 실황이겠지만, 한켠에서 게임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이 한국에서도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오영욱 객원기자 krucef@gmail.com
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NOVN에 합류에 던전피드 개발에 참여한후, 현재는 곧 태어날 둘째를 기다리며 쉬고 있다.
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회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p>
정리=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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