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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면세점 전망 ②] 한국 면세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는 계륵(鷄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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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브랜드 빠지면 면세점은 정말 "앙꼬 없는 찐빵"?
중국인 몰려든 2014년 이후 국내 면세시장 효자는 'Made in KOREA 화장품'

2016년 우리나라 면세점 산업에서 명품의 위치는 계륵(鷄肋)이 될 전망이다. 작년 5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샤넬' 부티크가 9월에는 '샤넬' 코스메틱 매장이 인천공항 면세점 전면 철수, 12월 31일 대구 롯데백화점 '샤넬' 부티크 매장이 계약 종료를 이유로 매장을 철수했다.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 매장의 연이은 철수는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면세점 하면 명품을 국내 백화점 매장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는 불과 2∼3년 전부터 국내를 방한하는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면세점 명품 브랜드의 인지도와 위상에 심각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UT_005 사진=김선호 기자/ 시내면세점 내 국산 브랜드 매장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면세뉴스가 국회의원 홍종학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에서 부동의 매출액 1위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었다. 그러나 2015년 6월까?6개월 간의 매출 자료에서 루이비통은 3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샤넬'과 '까르띠에' 역시 2014년까지 2~3위권에 포함돼 있었으나, 2015년 5위와 7위로 각각 하락했다. 매출액 기준 루이비통은 2011년 1037억원의 매출을 정점으로 총 매출액이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차지하던 자리는 'MCM', '후', '설화수', '헤라', '라네즈'와 같은 국산 화장품 및 브랜드가 대신하고 있다. 가히 시내면세점 매출 증진에 "국산브랜드가 없었다면 기록적인 매출 증가는 없었을 것"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UT_002 제작=김선호기자/ 국산 화장품 브랜드는 2010년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브랜드를 합산한 총 매출액이 10위권에 자리하다 2011년 8위, 2012년은 5위까지 상승, 2015년 상반기 6개월간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4개 브랜드의 판매 총액이 1137억원으로 루이비통 2011년 최대 판매액보다 높다.

국내 면세업계 양대 산맥인 신라면세점 서울점(장충동)의 매출도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신라면세점에서 루이비통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2013년과 2014년은 '까르띠에'가 2년간 매출액 1위를 차지하고 '루이비통'이 그 뒤를 이어 2년간 2위를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까르띠에'와 '루이비통'이 5위와 6위로 주저앉았다.

UT_003 제작=김선호 기자/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을 비롯 다양한 기업들이 약진, 전체 판매 순위에는 2011년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출 순위가 10위로 기록됐으나 아모레퍼시픽 브랜인 '에뛰드', '이니스프리'를 합산하면 180억 5천 5백만원으로 종합 4위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렸다. 2014년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가 단일 브랜드로 샤넬의 매출액을 앞지른다.

이처럼 한국 면세점에서 명품 브랜드는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국내 면세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4개 대기업(HDC신라, 한화, 신세계, 두산)이 신규로 진출하면서 서울에 8개의 시내면세점이 운영을 할 계획이다. 신규 면세시장에 진출하는 면세점들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한 부분 때문에 그랜드 오픈을 올해 3월 또는 6월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은 이미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심각하게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면세점에 '명품 입점을 기준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명품을 도입한 면세업계 1세대 관계자는 "불모지였던 당시 외국 명품업체를 연간 수 차례 직접 방문, 국내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매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에 모든 공을 쏟았다. 그렇게 수 년을 외국 명품 브랜드 유치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한국에도 명품 브랜드 매장을 개설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다. 입점에 대한 계敾?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계약이 이뤄져도 실제 명품 브랜드 매장이 면세점에 입점하는 데 평균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매장 인테리어 소재 역시 직접 지정한 제품만 사용하거나 본사가 위치한 국가에서 운송해 공사에 들어간다. 이처럼 입점 계약과정은 물론 수수료 부분에서도 명품 브랜드는 콧대가 높다. 그러나 매출만 봤을때 국내에선 외국의 명품 브랜드가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샤넬 브랜드 관계자는 "매장이 많다고 해서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샤넬 매장이 많다는 판단에 매장을 줄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앞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매출액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점에서 명품 브랜드의 매장 축소 발언이 나오고 있다. 이웃 중국의 경우는 지난 2015년 '루이비통'이나 '까르띠에'를 포함한 총 10여개 명품 브랜드의 28개 점포가 철수했다. 국내 역시 명품 브랜드의 매장 철수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래서 2016년 한국 면세점 시장에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위치는 계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역시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 극적인 합의를 통해 해빙무드에 돌입한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따른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엔저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방한한 일본 관광객의 명품 쇼핑은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 면세점 시장에서 2016년 명품 브랜드의 뚜렷한 매출 증가나 약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에 진출한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는 마케팅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 면세점의 경우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입점 여부에 따라 해당 면세점을 "고품격 면세점으로 홍보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느냐 아니면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통한 매출증진에 올인 할 것이냐"의 선택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brad@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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