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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핀테크 벤처 톱 10'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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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기 IT과학부 기자 hglee@hankyung.com


[ 이호기 기자 ]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들이 사업 초반에 겪는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세상에 혼자 내던져진 느낌을 피할 수 없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해뜰 날을 기다린다.

한국경제신문이 새해 첫날 금융위원회 및 글로벌핀테크연구원과 공동으로 선정한 ‘올해를 빛낼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톱10’도 예외 없이 고난의 과정을 거쳤다.

김현진 베리머니 대표는 2001년 미국 페이팔과 비슷한 인터넷결제회사를 세웠다가 고배를 마셨다. 미국에선 통하는 결제수단이 왜 국내에선 통하지 않는지 원망스러웠다. 2007년에도 동대문 청평화시장과 협력해 소속 상점 1000여곳을 글로벌 시장과 연계하는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거래를 주도한 상인회 회장이 교체되면서 갑자기 사업이 중단됐다. 인터넷 상거래 등으로 번 돈을 몽땅 날렸다. 그래도 모바일시대 결제비즈니스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옛 동료 10여명과 함께 2013년 다시 창업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휴대폰 번호 기반의 무역 송금·결제 플랫폼인 베리머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90년대 말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했던 김우섭 피노텍 대표도 2009년 집까지 팔아 창업에 나섰다. 7년간 자본금만 소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다가 2013년 은행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30분 만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삶을 마다하고 2011년 창업에 도전했다. 10초 만에 스마트폰으로 일반 시중은행 계좌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신기술에 보수적인 은행과 금융당국을 설득해 각종 규제를 푸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은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 어떻게 결실을 맺겠느냐며 밝게 웃는다. 핀테크 적용으로 한국 금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올해도 도전적인 스타트업 창업이 줄을 이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

이호기 IT과학부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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