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네오 최대주주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 언론 첫 인터뷰
건축자재 만드는 예림임업과 인테리어 시너지 확대 노려
"실적 악화 책임져라" M&A 세력 공세 강화
내달 임시주총서 결론날 듯
[ 김희경 기자 ] “보루네오가구를 종합 인테리어 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인수했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영권을 꼭 방어하겠습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언론을 통해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둔 보루네오가구와 마루 등 건축내장재를 다루는 예림임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이들은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전용진 회장 “체질 개선할 것”
보루네오가구는 1980년대까지 국내 가구업계 시장의 1인자였다. 하지만 1991년 무리한 해외 진출로 부도가 났다. 국내에선 한샘, 현대리바트 등의 공세에 밀려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전 회장은 명맥만 유지해오던 보루네오 공장을 지난해 인수했다. 1979년부터 목재 사업을 해온 전 회장은 2005년 건축내장재 업체 예림임업을 설립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예림임업 매출은 작년 490억원이었다. 전 회장은 지난 4월에는 아예 지분까지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는 “보루네오가구를 인수해 목재-건축내장재-가구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대구 중견건설업체인 태왕이앤씨가 석성, 씨케이차이나유통그룹 등 7명과 함께 5% 지분을 확보, 경영권에 참여하겠다고 공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의 측근 류창희 씨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이를 막기 위해 전 회장은 지난 24일 보통주 9만4522주를 추가 매수했다. 그가 확보한 보루네오가구 지분은 610만4219주로 총 15%다. 전 회장은 “제조업에만 종사하다가 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게 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도 걱정했다. 보루네오가구는 2013년 이후 대표이사가 여섯 번 바뀔 정도로 심하게 흔들렸는데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말려들어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악화된 실적…경영진 책임론도
태왕이앤씨 등은 실적 악화 등의 책임을 물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보루네오가구의 지난해 매출은 5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51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책임을 경영진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변경도 논란이다. 전 회장은 지난 9월 김환생 전 삼우개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전직 보루네오가구 대표였던 송달석 씨로 다시 변경했다. 불과 두 달 만에 대표이사가 바뀐 것에 대해 반대 세력은 “회사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회장은 “내년에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업 확장 등을 위해 경영 노하우가 있는 사람으로 대표이사를 바꾼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영권 분쟁의 결론은 다음달 4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날 전망이다. 지난 7월 소액주주 10명은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재 이사 7명과 감사 1명을 해임하고 신규 임원진을 선임하는 게 주요 안건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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