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2003년 12월1일,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대 규모 암센터 문을 열었다. 암센터가 있는 병원이 드물었을 정도로 암 환자 전문치료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던 때다. 당시 병원은 하버드대 의대 다나파버암연구소 등과 연구교류 협약을 맺고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식도암 뇌암(뇌종양) 등 6개 전문팀을 운영했다.
지난해 9월 암센터는 암병원이 됐다. 6개였던 전문팀은 15개 센터와 5개 삶의질클리닉으로 늘었다. 지난해 수술 건수는 1만8508건이다. 미국 최고 암센터인 엠디앤더슨(8656건),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1만1370건)을 넘어섰다. 암 환자 전문치료 시스템을 만든 지 12년 만에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암치료 선도병원이 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병원장 유창식·사진)은 최소침습 암 수술 기록도 새로 쓰고 있다. 배나 가슴 3~4곳에 0.5~1.5㎝ 구멍을 내고 내시경, 로봇팔 등을 넣고 하는 수술이다.
김병식 위암센터 교수팀은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 위암 수술을 6100건 이상 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작은 구멍을 통해 위를 자르고 나머지 부분을 잇는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완치율은 95% 이상으로, 배를 여는 개복수술과 비슷하다. 남주현 부인암센터 교수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300건의 복강경 未챨繹刮?수술을 했다. 김송철 담도·췌장암센터 교수팀의 복강경 췌담도종양 수술 1000건도 세계 최다 기록이다.
유창식 암병원장은 “최소침습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몸에 주는 부담이 적지만 개복수술보다 난이도가 높다”며 “집도의가 풍부한 수술경험이 있어야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성적이 알려지면서 해외 환자도 늘고 있다. 2013년 각종 만성질환 때문에 두바이에서 수술 받지 못한 70세 위암 환자 모하메드 알리 씨가 이 병원에서 복강경 위암 수술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병원은 통증과 스트레스를 관리해 불안감을 줄이고 재활을 돕는 ‘삶의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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