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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구조조정, 주택대출 대책 이미 내놨는데…부채위험 뒤늦게 부각시킨 한은에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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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요즘…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반박
"기업 구조조정 조용히 해야…위험만 강조해선 해결안돼"



[ 박동휘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내부 회의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은 ‘금융개혁’과 ‘체감’, 두 단어다. 임 위원장은 회의 때면 금융개혁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기대보다 낮은데 어떻게든 더 많이 피부에 와 닿는 개혁을 하자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이런 금융위원회가 최근 한국은행 때문에 속앓이를 앓고 있다. 지난 22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부채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잠재위험이 커졌다”며 금융위의 가계·기업부채 대책을 에둘러 비판해서다.

금융위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23일 자청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답답한 마음에…”라며 간담회를 시작한 뒤 전날 나온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선 “2010년 말 0.5%에 불과했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올 9월 33.6%로 증가했고 해외 투자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한편【?“문제점 진단은 누가 못하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은이 보고서를 통해 “부채 증가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고 있다”며 이미 알고 있는 위험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김 사무처장은 “기업 구조조정만 해도 지역경제 및 산업정책 등 감안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조용히 진행해 연착륙을 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위험만 강조하는 진단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안정보고서는 한은법에 따라 1년에 두 번 국회에 정례적으로 제출하는 자료다. 하지만 이번엔 시점이 미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매년 10월 나오던 하반기 보고서가 12월에야 발표됐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1월에 기업부채 대책을 내놨고 이번달엔 깐깐한 주택대출 심사를 위한 가이드라인까지 발표했다”며 “금융위 대책이 나온 직후에 한은의 위험론이 등장한 셈이어서 모양새가 이상해졌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정부에서 독립된 한은은 정부기구인 금융위와 설립 목적과 역할이 다르지만, 많은 부문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 부총재는 9인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다. 금융위원장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 1인을 추천할 수 있다.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금융위 부위원장과 한은 부총재가 나란히 테이블에 앉는다.

하지만 현장에선 대화의 채널이 닫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금융위 주재로 실무진이 모이는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만 해도 한은은 빠져 있다. 임 위원장이 나서서 지난 11월 구성한 기업구조조정 범정부협의체 역시 한은은 관계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금융위의 한 위원은 “한은은 금융위보다 상위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금융위가 금융정책을 입안할 때 한은 의견을 구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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