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왕쓰충 중국 완다그룹 이사
1천만달러 투자한 덱스터, 코스닥 상장 기념식 참석
"기술·콘텐츠 뛰어난데 저평가 된 기업 인수할 것
한국에 집도 마련할 계획"
[ 정소람 기자 ] “덱스터에 대한 투자는 시작일 뿐입니다. 내년부터 한국 엔터테인먼트·콘텐츠 회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22일 열린 영화 시각기술(VFX) 전문업체 덱스터의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왕쓰충 완다그룹 이사(27·사진)는 “한국 회사 인수합병(M&A)을 위해 아예 서울에 지낼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이사는 중국 최대 민영 재벌 그룹인 완다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의 아들이다. 완다그룹 계열 투자회사인 프로메테우스캐피털(베이징푸쓰투자유한공사) 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 게임 생중계 서비스인 판다TV와 엔터테인먼트 회사 바나나플랜을 설립하는 등 엔터·콘텐츠업계에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중국 리서치 업체인 후룬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인 왕 회장 보유 자산은 426억달러(약 49조4586억원)로 지난 8월 홍콩 최고 부호인 리카싱 청쿵프라퍼티홀딩스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중국 갑부 중 재산 순위 1위에 올랐다.
왕 이사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덱스터에 대해서도 지난해 “경영권을 포함해 통째로 인수하겠다. 경영권 매각이 싫으면 2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덱스터가 보유한 가상 현실 캐릭터 제작 기술과 정교한 후보정 기술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완다그룹은 레노버 계열 투자회사인 레전드캐피털과 함께 각각 1000만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 2, 3대 주주에 올랐다.
왕 이사는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이 지난 1년 새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 늘어나는 등 영화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VFX 기업 투자도 고려했으나 덱스터의 기술력이 더 우수하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왕 이사는 다른 국내 회사 여러 곳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기업은 가격이 비싸져 인수 매력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한국 업체 중에선 우수한 기술과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 많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의류 등 기존 산업보다는 엔터·콘텐츠·미디어 등 무형 자산을 갖춘 회사가 주요 투자 대상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완다그룹이 CJ CGV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바나나플랜은 국내 인기 걸그룹 티아라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는 등 국내 업계와의 제휴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는 “중국 영화시장이 2년 내 미국시장을 추월해 세계 1위 시장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그룹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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