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힐링 비법은
야구는 힐링 뿐 아니라 소통수단…직원들 형제·친구처럼 가까워져
회사문제·사업 자연스럽게 대화…고객사 직원과 함께 야구응원도
[ 박영태 기자 ]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의 한국 법인인 한국레드햇의 함재경 대표(54·사진 오른쪽 두번째)는 사무실에서 빨간색 후드티를 즐겨 입는다. 함 대표가 직원들과 단체로 맞춘 옷이다. 이 후드티를 입은 함 대표가 사무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저는 이 옷이 참 좋습니다. 회사 이름이 레드햇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입고 있으면 직원들과 하나가 된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인지 일이 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오픈소스라는 개방성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어선지 보수적인 위계질서와는 거리가 멀어요.”
한국레드햇은 오픈소스인 리눅스 기반의 클라우드, 미들웨어, 스토리지 등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함 대표는 삼성SDS, 한국오라클 등을 거쳐 2013년 한국래드햇 대표가 됐다.
함 대표의 힐링비법은 ‘야구’다. 그는 어려서부터도 야구를 좋아했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함 대표는 야구를 보면서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다가 야구광이 됐다. 요즘도 프로야구 시즌에는 짬 날 때마다 야구경기장을 찾거나 TV 중계를 챙겨본다. 가끔 고객사 직원들과 야구장을 찾아 함께 응원하기도 한다. 야구와 관련된 서적도 수십 권을 읽었다. 사내 야구단 활동도 적극적이다.
“회사 조직이 커지면 부서 간 소통이 문제가 되기 십상입니다. 저는 직원들끼리 관심사와 취미 등을 공유하고 회사 바깥에서 함께 시간을 갖는 게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러던 차에 직원들이 사내 야구단 창단을 제안하더군요. 이거다 싶어서 바로 시작했죠.”
함 대표가 직원들과 야구를 함께 즐기는 것은 레드햇의 모토인 ‘열린 조직’과 무관치 않다. 열린 조직이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책임감을 갖고 열정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야구를 함께 즐기다 보면 저절로 열린 조직이 됩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직원들이 형제나 친구처럼 가까워져 자연스럽게 고민을 나누게 되거든요. 직원들도 이제는 저를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회사 문제점이나 사업 방향 등도 자연스럽게 나누는 편이죠.”
최근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오픈소스 활용이 늘면서 레드햇에는 사업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레드햇은 48분기 연속 매출이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야 하는 함 대표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죠.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야구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다 보면 쌓인 갈등 ?저절로 풀리기도 합니다.”
함 대표에게 야구란 힐링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하는 일석이조의 스포츠다. “야구를 보다 보면 모든 사람이 감독, 선수가 됩니다. 타순 조정, 투수 교체, 투구 구종 선정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각자 생각을 하게 되죠. 자신의 생각이 실제로 벌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는 기쁨도 큽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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