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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굴욕'…투자 수익률, 16년 만에 시장 평균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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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귀재' 버핏, 2015년은 '잊고 싶은 해'

미국 주가 1.8% 떨어지는 동안 벅셔해서웨이는 13% 추락

"장기 성과는 여전히 탁월"



[ 박해영 기자 ] 2015년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85·사진)이 방적회사인 이 회사를 인수해 투자회사로 탈바꿈시키고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하지만 버핏 회장에겐 잊고 싶은 한 해로 남을 전망이다. 벅셔해서웨이 주가상승률이 16년 만에 시장 평균을 밑도는 ‘굴욕’을 겪고 있어서다.

버핏은 올해 2월 말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이제는 지난 50년과 같은 높은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워졌다”며 기대수익률을 낮추라고 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투자한 주요 회사들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올해 실적과 주가는 버핏의 예상보다 더 부진했다.


◆주력 투자회사 ‘빅4’ 부진

CNN머니는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S&P500지수가 올 들어 1.83% 떨어지는 동안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약 13% 하락했다”며 “벅셔해서웨이가 S&P500보다 더 떨어진 것은 기술주 거품이 한창이던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벅셔해서웨이 A주는 21일 종가 기준 19만6801달러(약 2억3120만원), B주는 131.19달러(약 15만4000원)로, 연초 이후 각각 12.92%, 12.63% 하락했다. 벅셔해서웨이는 1996년 주식을 A주와 B주로 나누고 A주에는 주당 의결권 1만개, B주에는 1개를 부여했다.

버핏은 벅셔해서웨이가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코카콜라, IBM, 웰스파고은행 등 4개 회사를 ‘빅4’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아멕스 주가는 올 들어 26.48%, IBM은 15.54% 하락했다. 웰스파고는 1.46% 떨어졌고, 코카콜라만 1.33% 올랐다.

유통회사 월마트(-30.66%), 건자재업체 USG(-17.04%), 농기계회사 디어앤드컴퍼니(-14.42%), 소비재기업 P&G(-13.33%) 등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액수 기준으로 상위 20위권 기업 대부분 주가가 부진하다.

벅셔해서웨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약 32% 폭락했지만 S&P500 수익률(-38.5%)에 비하면 선방한 편이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가 시장보다 부진했던 것은 1999년 기술주 급등으로 S&P500이 19.5% 오르는 동안 A주가 20%, B주가 22% 손실을 낸 것이 마지막이었다.

◆“장기 수익률은 대단히 높아”

CNN머니는 “버핏은 매일 주식을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더는 아니다”며 “장기간으로 보면 벅셔해서웨이 수익률이 대단히 높다”고 평가했다. 벅셔해서웨이 B주는 지난 10년간 123% 올라 S&P500 상승률 58%를 크게 웃돌았다. B주는 거래를 시작한 1996년 이후 541% 상승해 S&P500(201.5%) 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다. B주는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없고, A주도 1973년과 1974년을 빼고는 두 해 연속 떨어지지 않아 내년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CNN머니는 예상했다.

벅셔해서웨이의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다. 3분기까지 순이익은 17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세계 최대 케첩회사 하인즈와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를 합병해 44억달러의 순이익을 낸 것이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CNN머니에 출연, “2000년대 초 기술주 거품 수준은 아니지만 수년간 미국 증시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이제는 싼 주식을 찾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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