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초기단계 'HDA' 20여초 간 작동돼
14개 방향 시트 조절 가능한 편안한 후석 돋보여
[ 김정훈 기자 ] 제네시스 브랜드가 나왔다. 국산 최고급형 승용차인 EQ900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다. 이미 관련 기사가 쏟아졌고 1만3000여대의 예약 판매가 이뤄졌다. 올 연말 자동차업계 화제작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17일 제네시스 EQ900를 타봤다. 시승한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 성능을 품은 3.3 터보 차량이다. 상시 사륜구동(H트랙)도 갖췄다.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가평 로드힐스CC를 돌아오는 왕복 140㎞ 구간을 달렸다. 가평까진 직접 운전했고 서울로 돌아올 땐 뒷좌석에 앉아봤다.
시승에 앞서 가장 관심을 끈 장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다. 자율주행 초기단계 기술로 앞서가는 차와 차선을 감지해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아도 약 20~30초 간은 '반자동 운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HDA 사용은 운전대 오른편에 있는 크루즈 컨트롤(CC) 버튼을 눌러 주행 속도를 저장할 수 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시속 113㎞로 맞췄다. 자동으로 속도가 저장됐다.
손을 놓아도 조향 핸들이 조절된다. 옆 차선을 감지하고 앞선 차와 속도 간격을 맞춘다. 20초 정도 지나면 계기판에서 운전대를 잡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졸음 운전이나 운전 중 스마트폰을 잠시 사용할 때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고속도로에서 차체가 약간 흔들릴 때까지 가속을 했다. 안전벨트가 몸을 꽉 조여준다. 중앙 차선을 넘어가니 운전대가 진동한다. 운전을 주의하라는 경고 메시지다.
운전석 착좌감은 편안하다. 운전자 추천자세를 잡아주는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도 조작해 봤다. 운전자 키와 몸무게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신체 조건에 맞춰 시트 포지션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직접 이 기능을 써봤더니 기자 체형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국산 최고급 세단에 걸맞게 실내는 조용하다. 바깥 바람 소리를 잘 차단했다. 50~60대 오너들이 승차감에 대해선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주행모드는 네 가지(에코, 인디비주얼, 스마트, 스포츠)를 지원한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에코 모드를 누르자 엔진회전 반응이 차분하다. 시속 100㎞까지 엔진회전수 1500rpm을 넘지 않고 달린다. 이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니 차체 반응은 민첩해진다. rpm이 치솟고 가속 역시 빨라진다.
기어 변속은 운전대 뒤 패들시프트가 대신하도록 세팅됐다. 변속기는 8단까지 조절할 수 있다. H트랙을 장착한 차량의 복합 연비는 7.8㎞/L. 교통 흐름이 끊기지 않는 고속 운전이 대부분이었으나 주행 중 가속을 잦아 실주행 연비는 6.7㎞/L가 나왔다.
EQ900의 매력은 운전석보단 뒷좌석이 틈璣?싶다. 서울로 돌아올 때 뒷좌석에 탔다. 14개 방향의 시트 전동조절 기능을 사용하면 다리를 쭉 뻗어도 앞시트에 닿지 않는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뒷좌석 듀얼모니터는 탑승객 편의를 돕는다. 내비게이션 지도 검색이나 음악 찾기 등을 하면 앞좌석에 있는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연동된다.
후석 시트의 편안함은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비교해도 나무랄 데 없다. 점심 식사 후 나른한 오후 시간의 시승이어서 인지 뒷좌석에 탔을 땐 낮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EQ900의 외모는 2세대 제네시스 대비 젊은 감각이 떨어진다. 날렵한 이미지보단 중후함에 가까운 변화를 보였다. 디자인은 취향 차이다. 40대 고객 층은 EQ900보다 한 체급 아래 제네시스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을 것 같다.
주행 품질, 내외관 디자인 등 전반적인 상품성은 에쿠스보다 잘 다듬어졌다. 하지만 벤츠 S클래스의 명품 감성을 따라잡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첨단 기술과 다양한 편의사양은 옵션(선택 품목)으로 빼놨다. H트랙을 탑재한 3.3 터보 차량은 7950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부터 구매할 수 있다. 선택 품목인 HDA 등을 추가하면 차값은 더 오른다. 뒷좌석 듀얼 모니터 및 컴포트 패키지를 편의사양으로 구매시 3.3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은 9800만원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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