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이후 재테크
"내년 예금금리 0.5%P 올라"
3개월 짧은 만기 예금으로 시장 주시하며 자금 운용
자산가들 투자 환승처 활용
지방은행·저축은행 특판나서
[ 김은정/박한신 기자 ]
직장인 H씨는 연말에 받는 1000만원가량의 성과급과 만기가 된 적금 2500만원을 3개월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둘 작정이다. 그는 “잠시 돈을 묻어둔 뒤 내년 상황을 살펴보고 투자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0~0.25%에서 0.25~0.5%로 인상하면서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미국이 10년 만에 금리를 올린 뒤 연 1%대 초반의 낮은 금리로 ‘찬밥’ 신세이던 은행 예금에 관심을 갖는 자산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확실한 자산운용 방향을 잡을 때까지 잠시 ‘쉬어갈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금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이미 최근 한두 달 새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미리 반영되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1%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올랐다.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 등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현재 연 1.4% 안팎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예금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들은 내년 한 해 동안 예금 금리가 최대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1000만원짜리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때 금리가 연 1.4%라면 만기 때 세후 11만8440원의 이자를 받지만 연 1.9%가 되면 만기 때 받는 이자가 16만740원으로 늘어난다.
김형리 농협은행 자산관리(WM)지원팀 차장은 “갈수록 시장에 은퇴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은 원금은 보장되면서 적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나오는 금융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파는 보험) 등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장기로 돈을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만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금리 인상기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예금에 더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 만기는 짧을수록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내년에는 금리 등 시장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어 1년 이상의 장기 예금보다는 3개월 등 만기가 짧은 예금에 가입해 탄력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1년 미만 예금 금리는 1년 이상에 비해 대개 0.1%포인트가량 낮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오르면 바로 새로 예금에 가입해 이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금 금리에 시중금리가 반영되는 회전식 상품도 고려해볼 수 있다. 회전기간을 3개월로 설정하면 3개월이 지날 때마다 예금 금리가 조정돼 3개월 만기 예금에 가입한 뒤 새로 가입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은행과 저축은행들은 한발 앞서 고금리 예금을 앞세운 특별 판매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 가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광주은행은 지난 16일 연 2%짜리 1년 만기 예금을 선보였다. 아주저축은행은 이달 말까지 최고 연 2.75%의 금리를 주는 예금을 특별 판매한다. 현대저축은행도 1년 만기 연 2.5%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을 일시적으로 내놓았다.
김정한 부산은행 신탁부 부부장은 “좋은 투자처가 나타났을 때 뛰어들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로 예금 비중을 포트폴리오의 30~4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은정/박한신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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