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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진정한 삶의 자유 찾으려면 본능이란 감옥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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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교보문고 선정 대학생 권장도서 - 자유

석영중 지음 / 예담 / 372쪽 / 1만7000원



[ 고재연 기자 ] “공병 소위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황제 폐하의 명령으로 체포한다!”

1849년 4월23일 토요일 새벽 5시.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의 한 아파트에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체포됐다. 그의 나이 28세. 당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엘리트 지식인 33명이 함께 체포됐다. 반(反)체제적 지식인들이 모여 내란을 음모했다는 혐의였다. 1850년 시베리아 옴스크 유형지로 끌려간 그는 “관 속에 갇힌 채 생매장당한 세월”을 보낸 뒤 4년 만에 죄수의 신분에서 벗어났다.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는 “도스토예프스키는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30대를 체포, 수감, 유형으로 소진해버렸지만 그 세월이야말로 그가 위대한 작가로 성장하는 데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됐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는 《자유》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지,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지, 자유를 왜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한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자유란 크게 두 가지를 의미한다. 먼저 본능으로서의 자유다. 식욕이나 성욕처럼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자유욕’이라 표현한다. 돈이 많고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것일까. 저자는 이를 ‘자유의 환영’이라고 규정한다. 돈이 많을수록 자유가 커지기는 한다. 하지만 자유의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정도를 넘어서면 돈과 권력, 명예가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기 때문이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한 휴학생이다. 그는 사악한 부자인 전당포 노파를 죽여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정의로운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유에 대한 잘못된 욕망에서 비롯한 것이다. 자신이 양심의 가책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초인’임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가짜 자유인’이었던 라스콜리니코프는 절망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다 결국 자백을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는 두 번째 자유가 드러난다. 본능을 극복하고 최고의 도덕적 상태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자유욕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진정한 자유란 궁극에 가서는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인간이 스스로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도덕적 상태를 획득할 정도로 자아와 자신의 의지를 극복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자유는 인간의 정신이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가장 숭고한 것, 가장 고결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치열한 과정’이다.

김은옥 교보문고 광화문점 북마스터는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분석을 통해 자유의 환영이 아니라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磯?rdquo;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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