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최초 외국인 사령탑 울즐리 데뷔 8년만에 그랑프리 챔프 등극.. 아직도 배가 고프다
한국경마 첫 외국인 사령탑 울즐리 조교사(52)가 한국경마에 온지 8년 만에 최고 권위의 그랑프리 챔프에 등극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울즐리 마방 소속의 ‘볼드킹즈(기수 조성곤, 마주 임용근, 조교사 울즐리)’는 지난 13일 오후 5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그랑프리(G1)’ 경주에서 폭발적인 추입력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상금 3억8500만원과 함께 2015 최강의 경주마로 등극했다. ‘볼드킹즈’는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7연승과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데뷔한 울즐리 조교사는 데뷔 초기 언어 장벽과 원활하지 못한 경주마 수급으로 만년 하위권을 기록하며 주위의 우려를 샀지만, 데뷔 8년 만에 그랑프리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게 됐다.
울즐리 조교사는 경주마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하는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 상대 경주마의 허를 찌르는 용병술, 해외 선진 훈련방 ?등으로 한국경마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지난해 본인 최다승인 65승을 기록한 울즐리 조교사는 올 시즌 58승을 기록하며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식을 깬 경주마 출전 주기다. 일반적으로 경주마의 출전주기는 4∼5주를 기준으로 출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울즐리 마방의 경주마들은 2∼3주의 짧은 출전 주기에도 불구 컨디션에 따라 출전주기가 결정된다. 경주마 훈련 시 스톱워치로 소속 경주마 구간별 스피드를 일일이 체크하는 등 과학적인 경주마 관리로 ‘런닝맨’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울즐리 조교사는 “볼드킹즈는 겨우 6전을 치른 아직 3세의 어린 말이다 보니 우승을 장담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볼드킹즈’는 매번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좋은 기록으로 이기고 있었고 마방 스텝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한국경주마를 국제대회에 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스포츠 경마를 추구한다. 뛰어난 경주마를 발굴해 경마팬을 모으겠다는 얘기다. 울즐리 조교사는 “경마는 스포츠다. 스포츠는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를 탄생시켜야 한다”며 “틀에 박힌 것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제화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경마에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마 최초로 ‘13개 오픈경주 전 경주 석권(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대기록 작성한 김영관 조교사를 강력한 경쟁자이자 한국경마의 이끌어갈 리더로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울즐리 조교사가 추구하는 ‘스포츠 경마’와 코드가 맡기 때문이라는 게 경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는 1978∼1981년 호주에서 수습기수로 활약하다 1985년 조교사로 데뷔했다. 15년 간 호주·중국·UAE 등에서 조교사로 활동하며 3번의 대상경주 우승과 8번의 특별경주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울즐리 조교사는 해외에서 쌓은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마방 운영은 이미 정평이 나 있고, 해외 다양한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마주와 기수, 마필 관리사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그의 성공에 힘입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바트 라이스(남아공), 토마스 길레스피(아일랜드) 두 명의 외국인 조교사가 추가로 활동 중이다. 국내 경마에서 활동 중인 유일한 외국인 조교사들이다.
심호근 경마문화신문 전문위원은 “외국인 조교사가 한국경마에서 그랑프리 우승이란 최고 성적을 내기는 힘들다. 한국경마 시스템을 잘 모르는 외국인 조교사를 영입해 경마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올해 13개 오픈경주를 전승을 달성하는 등 한국경마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몰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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