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교토식 경영'
[ 도쿄=서정환 기자 ] “오너 경영자를 중심으로 지시와 전달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점이 교토 기업들의 강점입니다.”
교토식 경영의 저자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는 15일 “유니클로나 소프트뱅크 등이 성장하고 있지만 경영진이 직원들을 장악하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토 기업은 예외없이 창업자나 그를 잇는 최고경영자(CEO)가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 위험을 감수한 과감한 투자판단과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게 스에마쓰 교수의 설명이다.
교토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과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 호리바제작소 창업자인 고(故) 호리바 마사오 고문과 그의 장남인 호리바 아쓰시 회장 등이 있다. 모두 개성이 넘치는 경영인들이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이타심, 직원 행복 등의 가치를 담은 ‘인간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조한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해온 나가모리 회장은 “호통이 직원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승부욕을 끌 爭뺨?방법”이라며 ‘호통의 리더십’을 주장한다. 고 호리바 고문이 정한 사훈은 ‘재미있고 즐겁게(おもしろおかしく)’다. 사훈을 정할 때 직원들이 반대하자 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까지 도입을 강행한 일화 등 ‘괴짜 경영자’로 유명하다.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 기업은 사업 영역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거기에 역량을 집중한다”며 “글로벌 시장 내 높은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삼아 경영전략을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한 도전의식도 교토 기업의 강점으로 꼽았다.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 기업은 새로운 상품을 새로운 시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늘 도전한다”며 “신흥국에 진출할 때도 도쿄 기업들과 달리 될 때까지 밀고 나가는 기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지배구조상 혁신이 쉽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아래에서 위로’ 하거나, 합의제로 하면 꼭 필요한 혁신도 여러 관계자가 거부해 실행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CEO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 혁신의 실행이 쉬울 뿐 아니라 혁신을 위한 사내 시스템 구축도 쉽다”고 말했다. 필요한 변화에 즉각 대응하면서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교토=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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