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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CEO 1000여명 키운 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성공 창업, 두드리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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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창업자에 최대 1억 지원
기획부터 홍보까지 '원스톱' 교육
30여명 멘토들이 밀착 컨설팅도

사관학교 출신 CEO, 매출 2590억
일자리 4000여개·지재권 1400건 '성과'



[ 이현동 기자 ]
2012년 말 김종욱 아이엠티코리아 대표는 ‘빈털터리’가 됐다. 갖고 있던 돈 2000여만원을 ‘일체형 필터주사기’ 개발에 쏟아부었다. 병원에서 쓰는 1회용 주사기의 단점을 해결하겠다고 생각했다. 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2차 감염과 유리 파편의 체내 유입 등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어서 아이디어만 설명하고, 제품 개발은 전문업체에 맡겼다. 이것이 문제가 됐다. 시제품을 들고 찾아간 공장에선 하나같이 양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사표를 던진 지 몇 달 지났을 때였다.


빈털터리에서 재기 성공

아내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매일 아침 PC방으로 향했다. 종일 실의에 빠져 게임만 했다. 어느 날 ‘계속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포털에 ‘창업 지원’ ‘투자’ 등의 단어를 쳐봤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숙식을 해결해준다는 얘기에 솔깃해 ‘무조건 들어간다는 각오’로 지원했다.

2013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입학이 전환점이 됐다. 창업실무, 마케팅 등 이론 교육과 시제품 개발 및 제작비 등 각종 자금도 지원받았다. 연구개발(R&D) 인력을 뽑아 주사기 개발에 다시 뛰어들었다. 2012년 개발한 제품과 비교했을 때 구조를 단순화하고, 가격을 크게 낮추는 데 신경 썼다. 2013년 7월 시제품을 완성했다. 판매 대리점에 제품을 들고 가면 “이거 되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독일·서울국제발명전시회 등에서 금상도 받았다. 또 중진공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총 1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내가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곳”이라며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있었지만 이곳에서 제품 개발, 재무, 특허 등을 폭넓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전 과정 밀착 지원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은 만 39세 이하의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3년 이하인 사람을 선발해 창업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이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져 있다. 사업 준비(개발 계획), 개발(기술 개발 및 시제품 제작), 졸업 준비(생산 및 마케팅) 등으로 나눠 체계적인 교육을 한다.

입교자는 최대 1억원까지 시제품 개발비, 제작비, 마케팅 비용 등 사업비의 70%를 제공받을 수 있다.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사무실도 쓸 수 있다. 이 외에 창업 실무교육, 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 네트워크 구축, 정책자금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30여명의 전문가가 밀착 컨설팅도 해준다. 창업과 관련한 법률, 노무인사, 디자인, 지식재산권,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이 창업 준비생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주는 멘토로 활동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 경기 안산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광주, 경북 경산, 경남 창원, 충남 천안 등으로 확대해 전국 5개 지역에서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고 있다. 입교자 선발은 서류심사와 면접, 심층심사 등 총 세 단계로 이뤄진다.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 창업가의 의지 등을 주로 평가한다. 들어왔다고 해서 모두 졸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 번의 중간평가와 졸업 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업 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불성실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짐을 싸야 한다. 매년 선발자의 10% 정도가 탈락한다.

청년 CEO 1000여명 배출

지난해에는 입교자 307명 가운데 284명이 졸업했다. 올해는 총 1121명의 지원자 가운데 278명을 입교자로 선발했다. 올해 뽑힌 인원은 지난 6월 입교해 내년 2월 졸업할 예정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 1기생을 선발한 후 최근 4년간 청년 최고경영자(CEO) 963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매출 2591억원을 올렸다. 또 3998개의 일자리와 1428건의 지식재산권을 등록하는 등 톡톡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투자 유치금액도 417억원에 이른다. 김성환 중진공 창업기술처장은 “창업에 뜻이 있는 사람을 엄격하게 선발하고, 탄탄한 시스템으로 밀착 지원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졸업생들에 대한 연계 지원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다.

중진공은 판로 개척 등 후속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현대백화점과 함께 3일간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진행한 ‘청년창업가 기획전’이 대표적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기업 등 총 12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였다. 중진공과 현대백화점은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린 곳에 대해 정식 매장 입점, 품질 개선 컨설팅, 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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