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남 재건축 수주로 수성
GS, 부촌 반포·서초 집중 공략
현대·대림, 최고급 브랜드 도입
[ 김보형 기자 ] 오는 19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를 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엔 13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파트 브랜드 파워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GS건설 임직원들이 단지 안팎에서 조합원을 붙잡고 자사 재건축안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초대형 중앙공원부터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글램핑장 설치까지 제안하며 조합원 맘 잡기에 나섰다.
주택 경기 회복 속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수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교통과 교육, 편의시설 등 주거 여건이 좋아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우려가 적어서다. 아파트 브랜드 파워 1등을 선언한 건설사들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도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3구 재건축 수주에 적극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3년 만에 다시 맞붙은 삼성·GS건설
강남3구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꼽히는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와 ‘반포 자이’(반포주공3단지 재건축)를 나란히 건설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재건축 수주를 놓고 다시 맞붙은 것은 2012년 서초동 서초 우성3차 이후 3년 만이다. 수주전 초반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GS건설은 “서초 우성 1·2·3차와 무지개, 신동아를 묶어 5000여가구의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삼성물산의 전략에 밀려 3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수주전 양상은 3년 전과 다르다는 게 건설업계 분석이다. GS건설은 올 들어 7조원을 웃도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성공해 2조원 수준인 현대산업개발 등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을 정도로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던 삼성물산도 브랜드파워 강화를 위해 강남3구 재건축 물량은 적극적으로 수주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강남3구에 가장 많은 53개 단지, 3만2000여가구의 래미안 아파트를 공급했다. 시공권을 확보한 재건축 단지도 신반포 한신3차와 개포시영 등 11개 단지 1만7664가구(컨소시엄 단지 포함)로 최대다.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본부 정비사업1팀장은 “내년 개포주공2단지와 일원현대, 잠원한신18차를 일반분양하는 등 사업성이 좋은 강남3구 재건축 수주는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로 승부수 띄운 현대·대림
1등 브랜드 도약을 선언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강남3구 재건축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에 ‘힐스테이트’ 대신 ‘디에이치(THE H)’라는 별도 브랜드를 붙인다. 내년 6월 분양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 주공3단지’가 첫 디에이치 단지다. 3.3㎡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을 웃도는 최고급 아파트로 건설할 계획이다. 디에이치를 앞세워 반포동 반포 주공1단지와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대림산업도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3구 재건축 수주전에 나섰다. 대림산업은 내년 초 잠원한강공원과 한강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향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를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전쟁의 성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24개 단지 1만2000여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밀집된 데다 한강변이어서 최고급 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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