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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 "G2 리스크에 글로벌 수요 부진…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활력 떨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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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국책·민간연구원장 내년 경제 전망

소비·건설투자 늘며 내수는 소폭 개선
내년 우리 경제 3% 안팎 성장할 것
단기부양보다 성장 잠재력 확충 시급



[ 황정수/김유미 기자 ] “한국 경제는 위기를 걱정할 정도로 대내외 모두 참담한 상황입니다.”(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완만한 회복세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7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 참석한 국내 대표 국책·민간연구원 원장 7명은 내년 한국 경제가 3%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는 소비 증대와 건설투자 확대 등으로 소폭 나아질 전망이지만 세계 교역 증가율 둔화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업종의 회복세도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신성장산업 규제 철폐, 노동·공공부문 구조개혁, 가계부채 리스크(위험) 관리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내수 소폭 회복…수출은 부진

이날 송년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영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경제 회복은 더디고 구조적 문제까지 여전하다”며 “기업이 법보다 엄격한 잣대로 솔선수범할 테니 국민 모두가 경제선진화에 매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인수 원장은 “16번째 송년회를 맞은 한경밀레니엄포럼은 자유로운 토론과 실천의 장이라는 제 역할을 해왔다”며 “내년 경제도 쉽지 않겠지만 회원들의 통찰력으로 극복해가자”고 말했다. 황 회장은 “한경밀레니엄포럼은 부총리부터 장관, 국회의원까지 수많은 분을 배출해왔다”며 모두 이 자리를 기억하길 바란다는 뜻의 ‘이 멤버(member·회원) 리멤버(remember·기억하다)’란 건배사를 제안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국책·민간연구원 원장 7명이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주요 2개국(G2) 리스크 같은 대외 위험요인이 부각되는 가운데 가계부채와 기업부문 부실 정리 등 내부의 유연성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지연돼 대외 충격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내수경기는 소폭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위축된 내側?정부의 소비진작책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주택 분양 증가로 건설투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으로 소비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책이 없으면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이란 전망도 나왔다.

수출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부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겠지만 글로벌 수요를 이끌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돼서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브라질 등 자원생산 신흥국의 경기 침체는 국내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간재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등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는 세계 교역 증가세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력 산업 타격

내년엔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업종도 글로벌 수요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출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자동차 조선 기계 반도체 등 12대 주력 산업이 내년에도 크게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이 ‘7대 후발 수출유망업종’으로 꼽은 화장품, 의료용 전자기기, 의약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등의 업종과 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가전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주력 업종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원장은 주력 수출업종뿐 아니라 건축업종도 ‘초과 공급의 후폭풍’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재정정책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아

연구기관 원장들은 정부가 단기적인 시각에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기보다 성장잠재력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형 원장은 “단기 성장을 위한 재정 확대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과 공공부문 개혁 등을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가계부채와 연관성이 큰 주택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에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정수/김유미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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