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0만배럴 생산 유지키로
[ 이상은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최대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감산을 해서 유가를 부양하기보다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OPEC 회원국은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갖고 현재 하루 3000만배럴인 최대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경제 제재가 풀려 원유 수출을 할 수 있게 된 이란의 추가 생산량(일 150만배럴)에 대해서는 특별한 결정을 하지 않았다. 상한선을 조정하지 않은 채 암묵적으로 추가 생산을 용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원유 생산시장에) 복귀한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생산 목표) 수치를 정하지 못했으며, 우리는 다음 번 OPEC 회의 때까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기자회견 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등에서 최대 원유 생산량을 3150만배럴로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유가가 장중 한 때 급락했다가 기자회견 이후 다시 반등하기도 했다.
약 4년동안 배럴당 100달러대 초반에서 오르내렸던 유가는 셰일오일 생산 등에 따른 공급 과잉과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6월 이후 60% 이상 급락해 최근에는 배럴당 40달러 안팎에 머물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수출에 따른 외화 수입이 줄어들어 재정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등 재정난을 겪고 있는 회원국들은 생산량을 5% 줄이자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우로지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원유장관은 “OPEC이 감산하지 않으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가가 다시 했라가게 되면 감소하고 있는 셰일오일 생산이 도로 늘어나 결국 시장 점유율만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NBC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장관이 OPEC 회의에 앞서 “내년에는 세계 원유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란의 추가 생산량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는 OPEC이 자체 경제이사회에서 생산량을 하루 3150만배럴까지 늘리면 내년에 수요 대비 공급 초과분이 하루 7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내부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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