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얀마의 야구 시합처럼, 한 쪽의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에서도 내기가 가능할까? (미얀마에는 국가대표 야구팀이 없으므로 가상적 질문이다) 가능하다. 어느 쪽이 몇 점 차로 이긴다는 방식의 내기라면. 즉 ‘한국이 미얀마를 y 점 차 이상으로 이긴다’와 ‘그렇지 않다’의 두 방향으로 내기를 하는 것이다. 이때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내기 당사자들은 최선을 다해 y 값을 합의할 것이다.
A, B 사이에 y = 4로 합의되어 A는 y>4에, B는 y<4에 건다 하자. 또 1점당 1000원이 내기 금액이다. 가령 한국이 미얀마를 6:0으로 이기면 A는 B로부터 2000원을 받는다. 이 내기에서 3회말이 끝났을 때 이미 한국이 미얀마를 3:0으로 이기고 있다 하자. 이는 B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다. 이때 B에게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하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미얀마의 향후 선전을 기대하며 9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혹은 이 시점에서 일정 금액을 A에게 지불하고 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즉 이 시점에서 손절매하는 것이다.<br />
3회말에 내기를 포기한다면 B가 A에게 지불할 금액은 어느 정도가 되어야 공정할까? 이 경기가 9회말까지 진행될 경우 결과할 한국과 미얀마의 예상 점수 차이가 바탕이 퓸杵?한다. 가령 3회까지 3:0이었으니 9회까지는 대략 9:0 정도가 될 것이라 양자가 합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3회말 시점에서 B는 A에게 9 y = 9 4 = 5(천원)을 지불하고 내기를 끝낼 수 있다. 그런데 9회까지 가서 실제로 9:0이 되어 그때 5000원을 지불하는 것과 3회말에 미리 5000원을 지불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9회말에 실제로 9:0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 15:0, 17:0도 될 수 있으므로 B의 손익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이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3회말에 5000원을 지불하고 내기를 끝내는 것이다. 물론 B의 향후 9회말까지의 전망이 다르면 끝까지 갈 수도 있다.
이처럼 3회말 시점에서 실제 점수차 3과 종료시 예상 점수차 9가 공존한다. 전자를 현물 점수(차), 후자를 선물 점수라 할 수 있다. 후자는 전자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9회말(선물 만기)까지의 향후 경기에 대한 투기자들의 전망의 영향도 받는다. 이런 식으로 3회뿐 아니라 매회, 아니 경기가 지속되는 동안은 연속적으로 현물 점수와 선물 점수가 결정될 것이다. 이 방식을 주가, 환율, 금값, 원유값 등의 변수에 적용한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주가(지수)선물, 외환선물, 금선물 및 원유선물이다.
유 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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