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모피의 '우아한' 부활
밝은 색상·몸매 살리는 디자인에 가격 낮춰
20·30 여성 구매 증가
[ 임현우 기자 ]
한동안 인기가 시들하던 모피가 올겨울 ‘럭셔리 아우터’로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3~4년 동안 아웃도어 패딩과 프리미엄 패딩에 밀려 침체에 빠졌지만 올 들어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겨울철 모피 매출 증감률(11~2월 기준·전년 동기 대비)은 2012년 -13%, 2013년 -11%, 2014년 -7.4% 등으로 해마다 뒷걸음질쳤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달 모피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모피는 클래식한 이미지 때문에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젊은 감각의 상품이 늘어나고 복고 열풍까지 불어 20, 30대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모피가 겨울 외투로 인기를 끄는 데는 젊은 디자인의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된 점이 한몫했다. 과거에는 검은색이나 진한 갈색처럼 무거운 느낌의 상품이 주를 이뤘으나, 요즘은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를 겨냥해 하얀색이나 연한 호피무늬 같은 화려한 옷이 늘었다. 몸집이 너무 커 보인다는 기존 모피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죽 허리벨트를 더해 몸매를 날씬하게 하는 스타일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이 예복 개념으로 모피를 장만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예전엔 모피를 양가 어머니 예단으로 많이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불필요한 예물을 줄이고 신부를 위한 예복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평균 500만~600만원대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올겨울엔 200만~300만원대는 물론 150만원대 중저가 상품까지 나와 가격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동안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모피업체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진도가 최상위 1% 원피만 쓴 고급 모피 브랜드 ‘소브린’을 선보이는 등 신규 브랜드 출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모피가 주목받으면서 옷 일부에만 모피를 적용한 상품도 잘 팔리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지난달 미국의 유명 패션 블로거 린드라 메딘과 컬래버레이션(공동 작업) 상품을 내놨는데, 모피를 활용한 세 종류의 의류가 열흘 만에 매진됐다. 소매에 모피를 가미한 ‘퍼 니트 카디건’과 주머니나 목 부위에 모피로 포인트를 준 코트, 망토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상훈 보브 상품기획팀장 ?“전체가 모피로 된 옷은 가격이 비싸고 일상에서 두루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소비자들은 모피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입을 수 있을 만큼 격식을 갖추면서도 편안한 옷을 원하는 여성들에겐 모피 조끼를 추천할 만하다. 얇은 소재의 울 니트와 겹쳐 입거나, 바람이 부는 날엔 코트나 재킷 위에 입으면 따뜻하면서도 멋스럽다. 밍크 조끼는 단정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여우털 조끼는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다.
일상에서 부담 없이 입기는 퍼 트리밍 패딩 베스트가 잘 어울린다. 니트와 함께 입기 무난한 데다 엉덩이를 덮는 긴 기장의 제품은 단추를 열고 입으면 자연스러우면서 도회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허리에 벨트를 매면 원피스처럼 날렵한 몸매를 드러내는 옷으로 변신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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