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하철공사 단독수주
[ 김보형 기자 ] 삼성물산이 싱가포르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고도 지하철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발주처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삼성물산을 신뢰한 결과다. 과당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3억93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인 톰슨라인 T307 구간을 단독으로 수주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창이국제공항과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지역을 잇는 43㎞ 길이의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중 하나로 2.8㎞ 길이의 터널을 비롯해 역사 등을 건설한다.
삼성물산은 가격입찰에서 최저가는 아니었지만 기술력과 안전관리 등 기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2년4개월 만에 따낸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여섯 개의 지하철 공사를 수주했지만 일곱 번째인 이번 공사를 따내기까지 두 차례 실패했다.
삼성물산이 선택한 해법은 고객인 발주처와의 신뢰 회복이었다. 싱가포르 현장 근무자는 물론 주요 경영진이 직접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의 안전 프로그램에 참여해 안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공사 현장에도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 체험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 안전체험장까지 설치했다. 이 같은 노력이 알려지면서 발주처도 삼성물산에 다시 신뢰를 보냈고 가격이 아니라 기술과 안전관리 노력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의 신뢰 경영은 호주에서도 잇따라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 도심과 남서부를 잇는 33㎞ 길이의 외곽순환도로를 건설하는 ‘시드니 웨스트 커넥스’ 2단계 공사를 8억4000만달러(약 9794억원)에 수주했다. 지난 6월에는 6억9407만달러(약 7600억원) 규모의 1단계 공사도 따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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